유저 피드백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자료=넥슨
자료=넥슨

넥슨 상반기 기대작 ‘트라하’가 초반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26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넥슨 매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그 흥행 성공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트라하가 장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쉽게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라하는 넥슨이 올해 상반기 상당한 공을 들여 출시한 모바일게임이다. 트라하에는 ‘최단 기간 사전예약자 420만 명 몰린 신규 IP’, ‘2019년 상반기 최대 기대작’이라는 수식어 등이 붙었다. 수치로 봤을 때 성공한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트라하는 아이폰6S나 갤럭시S7 이상 기기가 필요하고 설치 용량만 5기가바이트(GB)에 달한다. 스마트폰이 가진 스펙 한계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하이퀄리티 게임’으로 탄생했다. 특히 전체 크기가 여의도 면적(2.9㎢) 16배에 달하는 광활한 공간적 배경(오픈필드)과 그래픽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무기를 교체하기만 하면 실시간으로 직업이 변하는 ‘인피니티 클래스’도 트라하의 차별화 요소 중 하나다. 이용자는 무기를 바꿀 때 마다 변화하는 스킬 매커니즘을 고려해 대검, 쌍검, 활, 방패, 너클, 지팡이 총 여섯 종류의 무기 중 세 가지 무기를 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

‘토르’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를 홍보 모델로 내세운 것도 게임 흥행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까지만 놓고 봤을 때, 트라하는 흥행에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조건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막상 게임은 다양한 버그와 실패한 최적화 등으로 인해 게임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된다는 것이다. 

현재 게임 리뷰를 전문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스트리머 대부분은 트라하를 양산형 게임 중 하나로 치부한다. 이 부분에 있어 기자 역시 어느 정도 동의한다. 트라하가 넥슨 구세주가 되기 위해선 트라하만의 색깔이 좀 더 뚜렷해야만 했다. 하이퀄리티 그래픽, 무기 교체 시스템 등만 가지고서는 트라하만의 색깔을 나타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개성있는 게임이 반드시 흥행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넥슨 ‘듀랑고’가 있다. 개성은 넘쳤으나 흥행에는 실패한 케이스다. 트라하가 기존 시스템을 보완·발전 시켜나가는 방향이었다면 출시 초반 각종 버그와 최적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나왔어야 했다. 

물론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트라하가 가진 가능성을 무시하긴 어렵다. 그러나 장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쉽게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넥슨 모바일게임 특징을 살펴보면, 출시 초반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중박 혹은 대박을 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다. 공격적인 마케팅이 끝난 직후 매출 순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 이는 유저 피드백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넥슨은 다음달부터 본격 매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매각 직전 출시한 트라하 성공은 넥슨에게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 초반 성공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유저들의 피드백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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