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급감···민간·정부 소비도 부진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 / 표=한국은행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 / 표=한국은행

한국경제가 지난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경제 성장세가 줄어든 가운데 민간 소비는 둔화됐고 정부 지출은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3%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0%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3%포인트 하락이다. 실질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7년 4분기(-0.2%) 이후 5분기 만이다. 

마이너스 성장 폭만 놓고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올해 1분기 기록한 -0.3% 성장은 2008년 4분기 -3.3% 이후 41분기 만에 최저치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1.8%에 그치면서 2009년 3분기 기록한 0.9% 성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2.5%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도 부각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전망치를 2.6%에서 2.5%로 0.1%포인트 낮춘 바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시장의 예상 보다 부진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지난 1분기 성장률로 0.2~0.3% 수준을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역성장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0.3%나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일단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설비투자가 급격히 줄어든 점이 올해 1분기 성장률 쇼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설비투자의 GDP 기여도는 -0.9%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전체 GDP를 끌어내렸다. 설비투자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의 GDP 기여도는 +0.6%포인트였다.

지난 1분기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10.8%나 감소하면서 시장에서는 쇼크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설비투자가 두자릿수 이상 역성장 한 것은 최근 10년내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20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 -24.8% 성장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한해 동안 부진했던 건설투자는 올해 1분기에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0.1% 감소했다. 부동산 정책이 발표됐던 지난해 3분기 -6.7%를 기록한 이래 2분기 만에 최저치다.

GDP성장에 대한 기여도 / 그래프=한국은행
GDP성장에 대한 기여도 / 그래프=한국은행

투자 부문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도 부진했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16년 1분기 0.2%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소비는 0.3%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지난 2015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용장비가 포함됨 기계류 설비투자가 줄어든 것은 물론 항공기·자동차·선박 등 운송장비 설비투자도 줄었다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과 정부 추가경정예산 효과 등을 감안하면 2분기 이후 성장률은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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