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브랜드 '쿡킷' 24일 론칭···미래 성장 동력 HMR 사업 확대
올해 매출 100억원, 향후 3년 내 매출 1000억원 달성 목표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 등 계열사 역량, 인프라 집중···CJ그룹 시너지 극대화 대표 사례 의미

‘쿡킷’이 나타났다. 쿡킷은 CJ제일제당이 밀키트(Meal Kit) 시장에 진출하며 내놓은 신규 브랜드다. 밀키트는 Meal(식사) + Kit(키트,세트)의 합성어로 기존 HMR(가정간편식)과 같은 완제품이 아닌 준비된 재료+소스로 직접 요리를 해먹는 상품을 말한다. 음식에 맛뿐 아니라, 경험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해 식품사업부문으로 5조원 이상의 매출을 낸 CJ제일제당은 밀키트 시장 진출을 알리며 향후 3년 내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잘 팔려봤자 업체당 매출 연 100억원을 밑도는 밀키트 시장에서 쿡킷이 목표 달성을 이뤄낼지 주목되고 있다. 

우선 메뉴. 얼마나 다양한 메뉴를 내가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지가 밀키트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메뉴는 60여종이다. 2년 내 200여종 메뉴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24일 론칭되는 쿡킷은 일단 60여종 중 8종(스키야키, 눈꽃치즈닭갈비, 찹스테이크, 감바스알하이요, 오야꼬동, 갈치조림, 얼큰버섯소고기국수전골, 해물순두부)을 기본으로 선보인다. 여기에 매주 월, 수, 금요일마다 신메뉴를 공개한다. 인기 없는 메뉴는 향후 목록에서 탈락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론칭일인 24일 신메뉴는 '멍게새싹비빔밥과 쑥국'이다. 확실히 집에서 해먹기 쉽지 않은 메뉴이긴 하다. 

그리고 가격. 쿡킷은 일반식과 특별식 비율이 5대 5다. 대체로 일반식은 1만원대, 특별식은 4만원대다. 얼핏 들으면  "아 뭐야 어떻게 사먹어" 싶지만 2~3인분 기준임을 생각하면 특별히 높은 가격은 아니다. 김경연 CJ제일제당 온라인사업담당 상무는 "우리는 전문점 가격 수준의 65%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앞서 소개한 기본 8종 가격은 스키야키가 2만4800원, 눈꽃치즈닭갈비가 2만4800원, 찹스테이크가 2만8800원, 감바스알아히요가 1만9800원, 오야꼬동이 1만4800원, 갈치조림이 1만7800원, 얼큰버섯소고기국수전골이 1만6800원, 해산물순두부찌개가 1만4800원이다. 

◇ 쿡킷, 뭐가 다른가

쿡킷의 방점은 '프리미엄'에 찍힌다. CJ제일제당은 음식의 기본인 원재료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CJ그룹의 식자재유통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 25명의 MD가 선택한 각지의 농·축·수산물이 쿡킷의 식재료가 된다. 농·축·수산물의 신선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차별화 기술 개발과 전처리 역량을 내재화했다. 농산물의 경우 품목별 특화된 온도 관리와 숨쉬는 야채 포장을 적용해 신선도 유지기한을 경쟁사 대비 2배 많은 6일로 늘렸다. 장시간 보관하면서도 신선한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연내 신선도 유지기한을 8일까지 늘릴 예정이다.

CJ제일제당 밀키트 브랜드 쿡킷 완제품 사진. /사진=박견혜 기자
CJ제일제당 밀키트 브랜드 쿡킷 완제품 사진. /사진=박견혜 기자

축산 가공기술도 고도화했다. 숙성 기술 등을 적용해 원재료 고유의 냄새인 이취를 제거하고 식감을 개선했다. 품목별 최적의 품질을 구현하기 위한 블랜칭(Blanching, 가열처리) 과정을 거쳐 급랭 후 동결하는 ‘쿡칠(Cook-Chill)’ 기술로 원물의 이취 제거 및 조리 편의성, 안전성을 확보했다. 육즙을 보존하고 식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도 한창이다. 소스 자신감도 보였다. CJ제일제당은 백설, 다담, 해찬들 등 다양한 장류, 양념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여기에 ‘쿡킷’만의 전용 소스 구현을 위해 논산공장에 전용 소스라인을 구축했다.

◇ 언제, 어디서 사먹을 수 있나

24일 첫 선을 보이는 쿡킷은 CJ제일제당 식품 전용 온라인 쇼핑몰인 CJ온마트 밀키트 전용관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한다. 오는 7월부터는 ‘쿡킷’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한다. 오프라인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CJ대한통운 새벽배송 커버리지 지역. /사진=박견혜 기자
CJ대한통운 새벽배송 커버리지 지역. /사진=박견혜 기자

기본 배송 모델은 새벽배송이다. 오늘 아침 7시까지 주문을 받고 이를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배송해준다. 배송은 CJ대한통운이 맡는다. 회사가 간담회에서 "CJ그룹의 최대 시너지 프로젝트"라고 힘을 준 이유가 여기에 있다. CJ대한통운은 회사 자체로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키워가고 있는데, 특히나 이번 CJ제일제당 쿡킷 전용 새벽배송팀을 꾸려 운영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서울, 인천, 경기 등 지역의 새벽배송 커버리지가 80%가량 확보됐으며, 올해 안으로 수도권 전체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정일 배송 서비스도 된다. 이 서비스는 역시 밀키트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야쿠르트에서도 하고 있는 서비스다. 

◇ 쿡킷의 경쟁자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이 밀키트에 진출한 것은 아니다. GS리테일(심플리쿡)·현대백화점(셰프박스)·롯데마트(요리하다)·갤러리아(고메이494)·한국야쿠르트(잇츠온)·동원홈푸드(셀프조리/맘스키트)·프레시지·닥터키친 등이 이미 시장에 포진해있다.

이 중 비교적 이른 2017년 9월에 밀키트 시장에 진출한 한국야쿠르트의 잇츠온은 2018년 12월 기준 누계매출 72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총 30여종의 밀키트가 출시됐으며 그중 셰프협업으로 출시한것은 9종이다. 쿡킷과 마찬가지로 하이프레시(한국야쿠르트 전용앱)에서 날짜를 지정하면 정기배송이 가능하다.  

◇ 아쉬운 점

쿡킷의 모든 밀키트는 2~3인분으로 출시된다. 1인가구가 쉽게 사기 어려운 부분이다. 혼자 사는 A씨가 쿡킷을 시켜 먹으려면 굳이 친구를 불러서 함께 먹거나, 남은 재료를 보관하거나, 남은걸 그냥 버리거나 해야 한다. 다 귀찮다. CJ제일제당은 이에 대해 향후 사업이 안정화된 이후 1인가구용 출시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송 시간도 아쉽다. 쿡킷은 아침 7시까지 주문을 받은 후 당일 저녁 9시까지 제품을 조립, CJ대한통운은 이를 익일 아침 7시까지 배송한다. 주문에서 배송완료까지 24시간 정도가 걸리는 것이다. 오늘 눈뜨자마자 먹고싶은 음식을 오늘 저녁에는 먹을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경연 상무도 "쿡킷은 단순 식재료 배송이 아니기 때문에 조리시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정일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들었다. 고객이 미리 메뉴 예측을 하고 주문하면 원하는 날짜에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27일 저녁에 먹고싶은 음식을 26일 아침에 예측해야 하는 난감함은 있다. 일주일치 식단을 미리 짜서 먹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쿡킷을 통해 "그냥 '맛있다'가 아니라 '와!' 를 느끼게 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와!가 나올 지는 24일 론칭되는 메뉴를 직접 겪어봐야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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