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매출 40% 늘고 영업손실도 7% 늘어···이베이코리아는 1조원대 매출 좌절, 위메프도 직매입 줄이고 매출도 줄어
이커머스 120조 시대 맞아 모두 '특가 마케팅'에 올인···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부호 붙어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2017~2018년 국내 이커머스 업체별 매출 및 영업이익.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이커머스 시장 거래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겼지만, 같은 기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개별 업체의 매출 증가율이 전체 시장 성장률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전자상거래 총 거래액은 2017년 91조3000억원에서 2018년 111조8939억원으로 20%대 증가율을 보였다. '이커머스 100조'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다만 전체 시장의 성장세와는 달리 개별 업체들의 사정은 우울하다. 전체 시장이 크는 만큼 업체들도 이에 따른 성장을 해줘야 하는데, 매출 증가가 뚜렷이 일어나지 않는 탓이다. 

◇ 티몬, 매출은 늘고 영업손실은 커지고

12일 실적을 발표한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9.5% 증가한 4972억원이었다. 티몬은 이같은 고성장의 이유로 큐레이션 쇼핑의 일환인 타임커머스의 성장을 꼽았다. 타임커머스란 티몬이 매주 월요일마다 다양한 제품을 특가에 내놓는 '티몬데이' 등을 통칭한다. 티몬의 올해 큐레이션딜 사업 매출은 24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36% 성장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데이 마케팅'이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주효했다는 것이다. 

다만 영업손실은 더욱 커졌다. 티몬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1254억원으로 전년(1169억원)대비 7.2%가량 늘었다. 티몬의 적자는 초기 인프라 투자와 100% 직매입으로 이뤄지는 그로서리 사업부(티몬 슈퍼마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티몬 관계자는 "직매입으로 운영되는 그로서리 사업부쪽에서 영업손실이 많이 발생하는 게 맞다. 직매입 시스템 자체의 특성"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업체간 경쟁이 심해지는 티몬데이 등 타임커머스는 적자가 많이 나는 모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큐레이션 쇼핑의 영업 손실은 4분기 기준 전년 대비 오히려 7% 감소했다는 것이다. 

◇ 직매입, 경쟁력일까 부담일까 

티몬의 큐레이션 쇼핑 대 직매입 판매 비율은 49.5 대 50.5 수준으로 각각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직매입이란 단어 그대로 회사가 직접 물건을 매입한 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직매입을 위해서는 제품과 제품을 보관할 물류센터 확보 등에 들어가는 초기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 일반 오픈마켓에서 하는 판매자-소비자 간 판매 중개와는 모델이 확연히 다른 것이다. 다만 티몬은 직매입 규모를 줄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할 IT(정보기술) 솔루션이 갖춰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위메프는 티몬과는 반대로 이 직매입을 줄여 영업손실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거래액이 5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한 위메프도 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위메프 매출은 2017년 4730억원에서 지난해 4294억원으로 9%가량 줄었다. 이에 대해 위메프는 "직매입 사업에서 발생하는 외형상 매출 거품을 걷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전체 매출 가운데 직매입 매출 비중은 2017년 53.7%에서 지난해 29.3%로 줄어든 1257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위메프도 박은상 대표가 “고객에게 직접적 혜택을 줄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더하겠다"고 밝힌대로 히든프라이스 등 자사 특가마케팅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기준, 티몬은 대폭 늘고 위메프는 조금 줄어든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도 조금 늘었다. 옥션, G마켓,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9811억원으로 전년(9518억원) 대비 3.1% 늘었다. 이는 다만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던 시장 예상보다는 밑돈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이커머스 업계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던 이베이코리아는 전년 영업이익 623억원에서 지난해 485억원으로 무려 22.1%나 감소한 것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물류센터와 인력 확충 등을 수익성 감소의 이유로 들고 있다. 다만 격화하는 경쟁 심화 역시 이베이코리아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판매 중개 모델 자체에 대한 경쟁력 을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현재 이베이코리아는 티몬데이, 히든프라이스, 십일절 등에 맞서 먼데이옥션, 싱글데이, 빅스마일데이 등을 내걸고 특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12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지도 않은 롯데나 신세계의 등장, 네이버쇼핑의 성장도 두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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