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 경쟁 후 유한 대표 발탁 전망···영업통 vs 관리통, 모두 2017년부터 부사장 활동

유한양행 사옥 전경 /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 사옥 전경. /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의 조욱제 부사장과 박종현 부사장 중 한 명이 오는 2021년 3월 신임 대표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사실상 차기 유한양행 대표를 겨냥한 두 부사장의 경쟁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5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최근 단행된 정기인사에서 약품사업본부장이던 조욱제 부사장이 경영관리본부장으로, 경영관리본부장이던 박종현 부사장이 약품사업본부장으로 발령 받았다. 조 부사장과 박 부사장이 기존 보직을 서로 맞바꾼 셈이다.   

유한양행 조직을 보면 약품사업본부와 경영관리본부, 이번에 신설된 R&D(연구개발)본부, 생산본부 등 4개 본부로 구성돼 있다. R&D본부장은 이번에 발령 받은 김상철 전무가, 생산본부장은 이영래 전무가 맡고 있다. 약품사업본부는 타 제약사의 영업본부로 이해하면 된다. 이정희 대표와 연만희 고문을 제외하면 조욱제 부사장, 박종현 부사장이 유한양행에서 가장 높은 직급을 차지하고 있다. 공동 2인자인 셈이다.

특히 유한양행 대표가 1번만 연임이 가능한 임기 6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 부사장이나 박 부사장 중 한명이 차기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5년 3월 취임한 이 대표는 2021년 3월 19일까지 유한양행 대표로 활동할 예정이다.

유한양행 동향에 정통한 복수의 제약업계 소식통은 “유한은 2명의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시키는 전통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현 이 대표도 지난 2012년부터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으로 활동하던 중 약품사업본부장이던 A부사장과 경쟁을 거쳐 2015년 3월 대표에 발탁됐었다.

단, 향후 2년간 시간이 남았다는 점에서 단독대표가 아닌 공동대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그동안 공동대표는 딱 한 차례 있었다. 지난 2009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김윤섭·최상후 공동대표 체제가 가동됐던 것이다.

결국 단독이나 공동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차기 대표를 향한 조 부사장과 박 부사장의 경쟁은 이제부터는 수면으로 부상해 공개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조 부사장은 1955년생이다.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했다. 이후 병원지점장과 ETC영업1부장, 상무, 전무 등을 거쳤다. 경력에서 확인되듯이 종합병원 영업을 주로 해왔던 영업통이다.  

1958년생인 박 부사장은 건국대 행정학과 출신이다. 지난 2004년 서강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1983년 유한양행에 들어왔다. 역시 유한에서 임원을 거쳐 부사장으로 근무 중이다. 박 부사장은 주로 관리 파트에서 일해 왔다.    

나이는 조 부사장이 박 부사장에 비해 3살 많다. 반면 유한양행 입사는 박 부사장이 조 부사장에 비해 4년 빠르다. 조 부사장은 고대를 졸업한 후 5년여 만에 유한양행에 발을 들였다. 반면 박 부사장은 건대를 졸업한 후 바로 유한양행에 입사했다. 이들은 전무와 부사장으로 승진한 시기도 모두 동일하다. 지난 2015년 3월 전무를 달았고, 이어 2017년 3월 부사장에 발탁됐다.   

복수의 소식통은 “오는 2021년 주총까지 2년이라고는 하지만 차기 대표를 6개월 전 내정하는 유한양행 관례를 감안하면 1년 6개월 정도 시간 밖에 없다”며 “두 명의 부사장 경쟁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하다”고 입을 모았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