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 항공사 6곳 수익 순위 변동···부동의 2위 아시아나항공 5위로 밀려나
대형항공사 부채 비율 전년 대비 악화···LCC 부채 비율 꾸준히 양호

상장 항공사 6곳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순위가 바뀌었다. 그간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1, 2위를 도맡아왔지만 저비용항공사(LCC)가 이를 따라잡았다. 일각에선 업계 지각변동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상장 항공사 6곳(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 순위는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순이다. 늘 2위 자리를 지키던 아시아나항공이 5위로 밀려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8.5% 급감한 282억원이다. 이는 제주항공(1012억원)은 물론 진에어(629억원), 티웨이항공(478억원)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아시아나항공이 최대 주주(지분44.17%)로 있는 에어부산의 영업이익(205억원)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는 지난 2월 영업이익을 1784억원으로 공시(잠정실적)했다. 하지만 2018년도 회계감사에서 ‘한정’ 판정을 받으면서 886억원, 그리고 최종 282억원까지 영업이익이 줄었다.

상장 항공사 6곳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자본총계, 부채총계, 부채 비율 비교.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상장 항공사 6곳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자본총계, 부채총계, 부채 비율 비교.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당기순이익 순위도 바뀌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1865억원, 1958억원씩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제주항공(708억원), 진에어(444억원), 티웨이항공(378억원), 에어부산(202억원) 등 LCC의 당기순이익이 더 높은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은 FSC의 수익성 부진 이유를 ‘유가 상승으로 인한 유류비 부담 폭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형 항공사일수록 항공기 운영의 폭이 넓다 보니 유가 상승 영향을 크게 받는다. 보통 비용의 30~40%가 관련 비용으로 쓰여 유가가 오르면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지난해 초 50달러 중반에서 시작해 지난해 10월엔 84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50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배럴당 70달러 돌파를 앞에 두고 있다. FSC가 올해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기업의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부채비율에서도 FSC에 비해 LCC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2016년 1178%의 부채비율을 보였던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2017년 부채비율을 557%까지 줄였지만, 지난해 다시 743%로 올랐다. 이에 대한항공은 이사회 내부에 설치된 감사위원회, 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안전위원회 등의 운영 효율성도 제고하고, 중장기 비전 실천을 통해 2023년까지 영업이익 1조7000억원, 부채비율 39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015년 991.2%였던 부채비율을 매년 줄여 2017년엔 588.2%까지 낮췄지만 지난해 625%로 다시 올라갔다. 더군다나 올해부턴 새로운 회계기준(IFRS16) 도입으로 부채비율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FRS16가 도입되면 올해부터 운용리스 비용이 부채에 포함되는데,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6월 기준 항공기 82대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50대를 운용리스하고 있다. 61% 수준이다. 대한항공의 운용리스 비중은 약 17%이다.

적게는 93%에서 많게는 100%의 운용리스 비중을 보이는 LCC 역시 IFRS16 도입으로 부채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부채비율이 90~169% 수준이기 때문에 업계선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되더라도 부채비율은 400% 미만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LCC 부채비율이 낮은 편이라 새로운 회계 기준 도입 이후에도 위험 수위의 부채비율로 올라서진 않을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상황이 악화될 경우 업계 지형이 바뀔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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