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생 동갑내기 대한항공 조원태, 아시아나 박세창···업계 “각 사 문제 해결 이후에야 경영권 승계받을 듯”

항공 투톱이라 불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악재를 겪으며 자연스레 75년생 동갑내기 3세 경영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항공 투톱이라 불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악재를 겪으며 자연스레 75년생 동갑내기 3세 경영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항공 투톱이라 불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부결, 경영위기 및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자진 사퇴 등 악재에 휩싸였다. 자연스레 75년생 동갑내기 3세 경영인 두 명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제31기 아시아나항공 정기 주주총회는 40여분 만에 마무리됐다. 주요 쟁점이었던 박삼구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건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전날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악화를 책임지겠다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 회장의 자진 사퇴로 자연스레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 사퇴 이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렸지만, 업계는 이를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1975년생인 박 사장은 지난 201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금호산업 사장을 거치며 경영 경험을 쌓은 뒤 지난해 9월 아시아나IDT 사장에 취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 사장이 위원회에 계열사 사장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어 꾸준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결국엔 박 사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승계 시점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에어부산 매각 설도 있고, 노선을 일부 정리한다는 말도 나온다. 어느 정도의 정리를 통해 재무 상황이 회복된 뒤에 박 사장으로 승계가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가 올해 갚아야 하는 돈은 약 1조3200억원이다. 600억원 대의 회사채, 1000억원 대의 단기 자금, 그리고 항공기 리스 차입금을 모두 더한 금액이다. 하지만 그룹의 연간매출 60%가량을 책임지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황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어 에어부산 매각 설, 노선 정리 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전환된 이후 2018년 확정 실적은 영업이익 282억원, 당기순손실 195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종전 887억원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깎였고 순손실은 1050억원에서 약 2배 늘었다. 이는 최근 5년 실적 중 최저치다.

업계에서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승계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 전무의 복귀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유일한 후계자로 불리긴 하지만 해결해야 할 선제 과제가 남았다고 보고 있다.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진에어 노조, 대한항공조종사 노조를 비롯한 시민단체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어 내년 3월 만료인 조 사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1975년생인 조 사장은 지난 2016년 3월 대한항공 대표이사 총괄부사장으로 선임돼 이듬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조원태, 박세창 둘 모두 각 사의 위기 상황이 해결되고 판이 깔린 뒤에야 경영권을 승계 받을 것”이라며 “이들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은 거의 확실시 되나 각 사가 맞닥뜨린 문제의 해결을 3세 경영인 두 명이 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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