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경기불황 영향”···피해 속출에도 ‘자격증 인기’는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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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경기불황 영향”···피해 속출에도 ‘자격증 인기’는 고공행진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3.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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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술자격증 취득자 매년 꾸준히 증가세···‘자격증’ 준비 이유는 ‘취업’
피해도 덩달아 늘어나 ···“피해 불식시킬 제도 장치 마련 필요”
주요 공기업 채용이 3~5월에 대거 몰리면서 국가, 어학 등 자격증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 그래픽=셔터스톡
주요 공공기관 채용, 경기 불황 등의 이유로 기술, 어학 등 다양한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그래픽=셔터스톡

국가·민간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지속되는 취업난과 경기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술, 어학 등 다양한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자격증을 좇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일부 민간 업체에서 검증되지 않은 자격증을 대거 발간해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의 지난 2018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구직자들의 구직기간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청년층(15~29세)이 첫 취업에 걸리는 시간은 10.7개월로 지난해보다 0.1개월 늘었다. 또 기업들도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하면서, 취준생들은 길어지는 구직기간을 최대한 줄여보고자 각종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의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취업 사교육’이 필요하다는 통계도 나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1월21일 취준생 4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준생 71%가 “취업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취준생들은 필요한 취업 사교육 형태로 ‘자격증 준비(37%)’가 가장 많았고, 어학시험(19%), 영어회화(10%), 인·적성 및 직업훈련(8%)이 그 뒤를 이었다.

또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표한 ‘2018년 국가기술자격통계연보’에 따르면, 국가기술 자격증 취득자는 2014년 58만9170명에서 2017년 67만7686명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민간자격증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민간 업체에서 발간한 민간자격증은 국가자격증에 비해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취득할 수 있어 단기간에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민간 자격증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무료 또는 적은 금액으로 온라인 강의를 듣고 간단한 시험을 보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국가·민간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은 데는 고용불안과 경기불황 탓이 크다. 현실적으로 취업률이 전반적으로 저조하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층, 재취업, 부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전업주부 등이 취업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민간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일부 민간 업체에서는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업체에서 발간되는 자격증 수가 다양해지고, 업체마다 비용 등도 정확히 기재하지 않아 자격증 준비자들의 피해가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민간자격증 관련 피해 상담 건수는 2572건이다. 이 가운데 국가 공인자격증인줄 알고 신청했다가 환불이 되지 않거나 비용 세부내역을 고지하지 않아 피해 구제를 청구한 사례 등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들은 자격증 준비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기업 또는 기관에서 어학점수나 자격증을 필수 요소로 꼽고 있고, 필수가 아니더라도 우대 사항으로 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 김아무개씨(26)는 “대학교 자체가 서울권이 아니어서 다른 취업준비생들과 비교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서류 전형에서 취준생 개인 스펙으로 경쟁하다보니 비싼 응시료에도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다”며 “어학 시험 두 번만 봐도 10만 원 이상이라 비용이 부담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려 한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이아무개씨(28)는 “토익이나 컴퓨터 자격증은 요즘 기본으로 갖고 있어야 하는 자격증이다. 요새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이력서에 자격증 한 개라도 더 적으려는 취준생들이 많다”며 “이력서 란이 하나라도 빈칸으로 남겨지면 마치 패배자가 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 교수는 “취업 준비를 위해 사용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비교적 빠르게 취업이 되면 다행이지만 취업준비가 장기화될 경우 감당해야할 비용이 커 문제”라며 “국가에서 예산을 마련하거나 취업 준비생들을 위해 크라우드펀딩 등을 만들어 취업 준비를 돕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취준생 외에도 각종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꼼꼼한 자격증 검열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에 국가 등록 여부 등을 스스로 따져볼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자격증 관련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각종 문화 지도사, 학습 지도사 등 민간자격증 취득 과정 광고에 해당 자격증이 국가 공인이 아니라는 내용을 의무적으로 표시하고, 자격증 취득에 드는 비용을 세부적으로 안내해야하는 자격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3월5일부터 시행시켰다”며 “민간 자격증 취득과 관련해 늘어나고 있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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