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대표 작년 4000억원 돌파, 10년 재임···김 대표 3000억원 시대 열어, R&D 전문가

오흥주 동국제약 대표(좌)와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우) / 사진=각 제약사
오흥주 동국제약 대표(왼쪽)와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 / 사진=각사

지난해 매출을 갱신하며 활약한 오흥주 동국제약 대표와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양 대표의 연임 여부는 이달 하순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3월 중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인물은 10여개 제약사 대표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오흥주 동국제약 대표와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는 임기 만료 시점은 물론, 지난해 매출 갱신으로 간판을 바꿔다는데 성공한 전문경영인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연임이 유력한 점도 마찬가지다.

우선 오흥주 대표는 지난 2009년 2월 동국제약의 각자 대표로 취임하며 경영 일선에 나섰다. 그는 이미 2차례 연임했다. 만약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면 3번째 연임이 된다. 동국제약은 창업주 권동일 회장 장남인 권기범 부회장이 경영에 있어 전권을 행사하는 구도다. 권기범 부회장 밑에서 10년 동안 오 대표는 무난하게 동국제약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4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는 등 오 대표 재임 기간 동안 괄목할만한 외형적 성장을 이룬 것이 눈에 띈다. 참고로 지난 2017년에는 동국제약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3548억여원 매출과 501억여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동국제약은 전체 매출에서 자체 개발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제품’ 매출 비중이 80%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외부에서 제조한 품목을 도입해 판매하는 ‘상품’ 매출 비중이 낮아 원가를 절감하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로 풀이된다.

또 동국제약은 지난해 6월 400억원을 주고 매입한 강남구 청담동의 신사옥 설계작업을 진행하는 등 오는 2025년 창립 50주년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여러 작업을 구상 중이다. 이에 그동안 권 부회장을 도와 회사를 경영해온 오 대표가 이번에 연임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정기주총은 오는 22일 개최될 예정이다.

김동연 대표는 지난 2008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11년 동안 일양약품 대표이사를 맡아온 셈이다. 회사측은 공식적으로 김 대표 연임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내에선 사실상 연임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양약품의 지난해 매출이 3000억원을 돌파한 것도 김 대표에겐 좋은 실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일양약품은 지난해 3000억3633만2000원 매출과 173억7131만2000원 영업이익, 32억5115만6000원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대비 11.2% 상승한 실적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3000억원 시대를 연 것이 김 대표 역할이다.

국산개발신약인 위궤양 치료제 ‘놀텍’과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 판매 호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김 대표는 회사 신약개발의 중요 부분을 차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가 지난 1976년 일양약품 중앙연구소에 입사한 후 한길을 걸어온 연구개발(R&D)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일양약품 정기주총은 이달 하순 개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 업계 특성상 주총에서 대표이사가 연임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현실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린 전문경영인은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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