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봄 이사철···강남4구 전세시장 전망은

새 학기를 앞두고 이사 등으로 한창 바빠야 할 때이지만 최근 강남4구 전세시장은 겨울방학 특수를 누리지 못한 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의 각 지역 전망은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강남구는 연말까지 입주 물량에 따라 약세와 회복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서초·송파구는 내달을 기점으로 회복세가,  강동구는 대규모 물량을 앞두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약세가 예고됐다. 

3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겨울방학 기간인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강남4구 전셋값은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강동구는 12월과 1월에 각각 1.59%, 1.16% 떨어지며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들어서도 약세가 이어져 2월 2주까지 전셋값 변동률은 강남구(-0.53%)가 하락폭이 가장 컸다. 헬리오시티 입주로 약세를 이어가던 송파구는 2월 3주차에 플러스 변동률로 전환·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 진행…내달 기점, 전세시장 회복세 돌아설 듯

송파구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951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 헬리오시티로 인해 전세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2개월째 입주가 진행 중인 헬리오시티는 약 40% 가량 입주율(잔금 치르고 입주를 앞둔 세대 포함 약 60%)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해 상반기 송파구 입주물량은 약 300가구뿐인데다 1월 말부터 신천동에 위치한 미성·크로바 아파트(1350가구) 재건축 이주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신천동에 위치한 진주아파트 1507가구의 이주도 이달 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들 단지의 이주 여파로 2월 3주차 송파구 전셋값 변동률은 강남4구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변동률(0.08%)을 기록했다. 따라서 송파구는 이달을 기점으로 헬리오시티 입주율의 빠른 상승은 물론 전세시장도 온전하게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구, 대규모 입주 물량으로 8월 이후 1~2개월 약세

강남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850가구)의 입주율이 70%대를 기록하며 비교적 느리게 입주가 이뤄지고 있다. 개포동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1957가구의 대단지 아파트인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세매물이 쏟아졌다는 점도 입주를 더디게 하고 있는 요인이다.

이에 강남구 전셋값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달 들어서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래미안 블레스티지 입주가 내달 27일(총 60일)까지 진행되고 개포동에 위치한 디에이치 아너힐즈(1320가구)의 입주가 시작 되는 8월 이후 1~2개월 가량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강남구는 송파구처럼 재건축 이주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 올 상반기 보다는 덜하겠지만 마이너스 변동률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행이 내년 상반기 신규 입주계획이 없어 전세시장은 다시 살아나겠지만 하반기에 2296가구 규모의 개포동 래미안 강남포레스트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내년 하반기 또 한 차례 전세시장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구, 입주물량 연말까지 773가구 불과…내달 이후 회복 가능성

서초구는 지난해 하반기 2500여가구의 신규아파트 입주 몰렸지만 반포동 경남, 한신3차 등 재건축 아파트 2600여가구의 이주가 11월까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로 전세시장이 약세로 돌아섰다.

올해는 연말까지 입주물량이 773가구에 불과 해 서초구 전세시장은 내달 이후로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특히 이르면 올 하반기(7월 예상) 중엔 잠원동 한신4지구 2898가구 재건축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잠원동 등 일대를 중심으로 눈에 띄게 전셋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동구, 입주물량 꾸준…내년 하반기까지 하락세 지속될 듯

강동구는 올해 1만10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6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 1900가구와 7월 이후로 예정된 8996가구를 포함하면 사실상 하반기에 1만가구가 입주하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이후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이어가는 강동구 전셋값은 봄이 되면서 하락폭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6월이 가까워지면서 전세물건이 더욱 증가하기 시작하면 하락폭은 커질 전망이다.

앞으로도 하반기 가을과 겨울방학 등 이사철에도 워낙 많은 입주물량들로 인해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 상반기 44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강동구 전세시장은 내년 하반기 경에나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해당 지역 매매, 전세시장은 기간의 차이가 있을 뿐 약세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요즘은 기존주택 처분이나 대출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 강남4구 신규아파트 입주는 더디고 세입자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권은 어느 정도 가격조정이 이뤄져도 결국 수요가 채워지고 회복됐던 만큼 자금동원력을 갖고 있는 수요자들은 올해부터 내년까지가 이전보다 낮은 가격의 강남권 매물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