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 이어가며 규모 키우기 나섰다는 평가···자산 총액은 이미 현대차 턱밑 추격

최태원 SK회장. / 사진=SK
최태원 SK회장. / 사진=SK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시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히자 반도체 업계는 물론, 재계까지 들썩이는 모습이다. 현 정권 들어 SK 큰 위기 없는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는 SK가 더욱 고삐를 죄며 재계 2위 도약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에 약 448만㎡에 최대 120조원을 들여 생산 공장 등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용인시는 이번 발표로 향후 예상되는 경제효과에 들떠있으나, 이천시나 충청남도 등 타 지역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계에선 SK가 국내, 특히 용인지역에 이 정도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현재 경영여건들을 고려하면 국내에 이 정도 규모의 공장을 짓는 것은 상당히 공격적인 투자란 것이다. 이와 더불어 거론되는 것이 SK 재계 2위 도약 여부다.

한 4대그룹 인사는 “아무리 반도체가 호황이라고 해도 임금인상, 땅값 등을 고려하면 용인지역에 이 정도 대규모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한 것은 상당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국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재계서열 2위로 올라서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SK그룹은 4대 그룹 중 이번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가장 승승장구 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또 다른 4대 그룹 인사 역시 “다들 SK를 부러워 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사업 및 사업 외적으로도 큰 위기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오는 이야기가 SK그룹이 재계 2위 도약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재계 2위는 현대자동차그룹이다. 그런데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보면 조만간 이 순위가 바뀌게될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현대자동차의 자산총액은 220조5980억원, SK는 213조2050억원이다. 작년 대비 현대차는 2조원 줄고 SK는 23조원 이상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조만간 현대차와 SK는 순위를 맞바뀌게 될 공산이 크다.

SK가 재계 2위를 노린다면 이번 정권이 가장 적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절대적 1위인 삼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현대차는 계속해서 대내외 리스크로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SK는 반도체 활황 효과를 누리며, 관련 투자 등으로 현 정권과 파트너십을 형성해 가기 좋은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은 2017년 임종석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만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현재도 재계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현재 상황대로라면 재계 2위가 바뀔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나 현대차의 삼성동 투자 효과, 두 그룹의 인수합병 행보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올해 당장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SK하이닉스가 용인에 짓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수도권은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면적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추가로 공장을 공급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를 비롯, 향후 교통 및 환경영향평가까지 모두 통과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선 해당 사업을 환영활 것이고 SK도 당연히 이를 알기 때문에 이렇게 발표를 했을 것”이라며 “큰 문제없이 모두 통과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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