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소수 지지층 결집 노려···무명 정치인들은 언론 통해 얼굴 알리는 효과 있어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지역 광역의원과 기초의원들이 21일 오전 부산시의회 앞에서 '자유한국당 5·18 망언 규탄대회'를 열고 망언 당사자인 김진태·이종명·김순례 국회의원 의원직 즉각 사퇴와 자유한국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지역 광역의원과 기초의원들이 21일 오전 부산시의회 앞에서 '자유한국당 5·18 망언 규탄대회'를 열고 망언 당사자인 김진태·이종명·김순례 국회의원 의원직 즉각 사퇴와 자유한국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들어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이 연이어 내놓은 극단적 발언들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5.18’에 북한 특수부대원들이 개입했다는 망언 수준의 발언이 나오는가 하면 이미 전국민적 지지속에 공식 처리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일각에선 왜 욕을 먹으면서도 저런 극단적 발언들을 자꾸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필자가 정치인 및 정치평론가들과 만나며 듣고 경험해본 바에 의하면, 크게 몇 가지 이유로 압축됩니다. 우선 지지층 결집 효과입니다. 막말이 무슨 지지층을 결집시킨다는 것인지 아직도 이해가 잘 안가시죠?

열렬한 특정 이념 지지자들은 정치판을 볼 때 사실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듣고 싶은 것을 듣고자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진실이나 사실이 어쨌든 간에 상대진영을 공격하는 속 시원한 한마디가 듣고 싶다는 것이죠. 그런 수위 높은 행보를 보여줘야 ‘저 사람은 확실히 내쪽이야’라고 생각하고 안심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발언하다보면 결국 나중엔 너무 나가서 근거 없는 막말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는 겁니다.

다만, 이런 경우 득과 실이 명확합니다. 위에도 설명했지만 이런 행보를 즐기는 사람들은 ‘특정 이념 지지자’들입니다. 대부분의 중도층, 혹은 보수 및 진보 성향이 있지만 과한 것을 꺼려하는 이들의 신임은 오히려 잃게 되죠. 이 때문에 모두의 표를 골고루 얻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정치인, 특히 대권을 염두에 둔 사람들은 저런 발언을 피합니다. 그래서 대권과 별 상관이 없고 일단 지지층 결집을 통해 본인의 정치적 입지 확보만 하면 되는 사람들이 주로 과도한 발언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수위 높은 발언을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좀 더 알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크게 주목받지 않는 무명 정치인이라고 해도 공개적으로 상식을 뒤흔들만한 발언을 하면 언론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본인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죠. 물론 부정적 평가들이 많아 활동반경은 좁아지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듯 ‘열렬한 특정이념 지지층’들의 호감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고, 그것을 발판으로 해서 본인의 입지를 다져갈 수 있겠죠?

특히 상대방 측 거물 정치인을 상대로 자꾸 싸움을 거는 경우가 그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있습니다. 거물 정치인과 관련된 일이라면 언론들이 일단은 다룰 가능성이 높으니, 그 때 함께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을 노릴 수 있는 것이죠. 굳이 흐름을 표현해본다면 ‘극단적 발언으로 주목받기→ 열렬한 특정이념 지지층 관심받기→극단적 발언 이어가며 캐릭터 굳히기’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처럼 극단적 발언은 일부 정치인들에겐 유용할 수 있지만 향후 본인 지지층의 확장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부작용이 따릅니다. 또 소속된 정당이 대중정당을 표방하고 나아가 정권창출까지 노리는 곳이라고 하면 조직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일 수 있습니다. 여하튼 대선 당락에 키를 쥐고 있는 중도층들은 보수든 진보든 과한 것은 꺼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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