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67억 ‘펑펑’ 쏟아부은 상암 수소충전소···방문객은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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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67억 ‘펑펑’ 쏟아부은 상암 수소충전소···방문객은 ‘텅텅’
  • 김희진 기자(heehe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2.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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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5대 방문···운전자 몰리는 금요일에도 꼴랑 ‘2대’
“충전소 주변 허허벌판”···접근성도 떨어져
충천 인프라 확충이 수소차 상용화 관건
15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상암수소스테이션./사진=김희진 기자
15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상암수소스테이션./사진=김희진 기자

“상암충전소에는 하루 평균 5대 정도가 방문합니다. 양재 쪽은 20대 정도인 걸로 압니다.”

15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수소차충전소를 관리하는 이승민 운영소장에게 하루 평균 방문빈도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서울에 위치한 수소충전소는 단 2곳, 그럼에도 상암충전소는 양재충전소에 비해 방문객이 적었다. 상암수소충전소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주로 금요일에 방문객이 몰리는 편이다. 그러나 금요일 하루 동안 충전소를 이용한 차는 오전시간 단 2대에 불과했다. 서울시가 거액을 투자해 만든 충전소가 방문객 없이 텅텅 비어있는 꼴이었다.

◇ 60억 들여 지은 상암수소충전소…활용도 ‘저조’

서울시가 2011년 상암수소충전소를 설립하는 데 들인 돈은 67억원이다. 상암수소충전소에 매년 할당되는 유지비만 2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 소장은 “수소 충전 서비스가 민간에 제공된 건 작년부터다. 작년에는 하루 평균 2~3대 정도가 방문했는데 올해 들어 늘어난 게 5대 정도”라고 했다.

양재충전소를 제외하면 서울에서 유일하게 수소차충전 수요를 담당하는 곳임에도 상암충전소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수소차 운전자들은 ‘낮은 접근성’과 ‘노후화된 시설’을 원인으로 꼽았다.

수소차 운전자 A씨는 “상암충전소는 주변이 허허벌판이다. 충전하려면 난지한강공원 쪽으로 한참 들어가야 하는 게 번거로워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난지한강공원에 위치한 상암동 충전소는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부터 3.9km,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노을공원 안쪽에 있어 주변에 눈에 띄는 시설물이라곤 한국지역난방공사뿐이었다.

반면, 양재수소충전소는 가장 가까운 역인 양재시민의숲역으로부터 609m 떨여져 차로 약 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양재 aT센터, 이마트, 은행 등이 있는 번화가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높다.

노후화된 시설도 문제다. 설립된 지 8년째인 상암수소충전소는 노후화로 인해 충전 압력이 350bar밖에 안 된다. 700bar가 돼야 완충할 수 있는데 압력이 절반 수준이어서 충전량은 50%가 한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운전자 입장에선 양재충전소보다 충전량이 적고 접근성도 떨어지는 상암수소충전소를 찾을 요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암수소스테이션 내에 위치한 수소차 충전 설비./사진=김희진 기자
상암수소스테이션 내에 위치한 수소차 충전 설비./사진=김희진 기자

◇ 부족한 충전 인프라…수소차 상용화 걸림돌

수소차 운전자들은 "충전소가 부족해 불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래 친환경차를 먼저 구입해 타고는 있지만, 충전소가 없어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수소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이 필수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상암수소충전소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가 전 세계 자동차 업계보다 거의 2년 앞서 수소차를 출시했다. 우리나라 기술력이 선진국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며 “문제는 부족한 인프라다. 수소차 출시 직후 발 빠르게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서 인프라 구축이 됐다면 아마 상용화가 이렇게 더뎌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 최근에서야 수소차 지원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응이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며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이 조속히 이뤄졌다면 수소차 공정라인을 빠르게 구축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을 텐데 현재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수소차 구매 대기자는 약 5000명에 달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수소차를 구매하기 위해선 구매예약을 해야 하고 순번제로 차를 살 수 있다. 구매희망자는 차를 주문 예약하고 받기까지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수소차 상용화를 위해선 정부가 인프라 확충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민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수소차가 일본 토요타나 혼다 등 선진국보다 기술적 측면이나 완성도 측면에서 훨씬 앞서고 있는데, 정작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내수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때늦은 감이 있지만 규제 샌드박스 및 법체계 정비 등을 통해서 정부가 수소차의 원활한 상용화를 위한 요건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금융투자부
김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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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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