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산재 은폐 의혹···노조 “중대재해 회피하려던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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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산재 은폐 의혹···노조 “중대재해 회피하려던 것 아니냐”
  • 포항=김희진 기자(heehe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2.1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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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여부를 가릴 결정적 증거인 작업복 상의 사라졌다”
중대재해 발생 시 고용부로부터 작업 중지 명령···노조, 단순 산업재해 축소 의혹 제기
포스코 “일부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
13일 포항제철소 1문 앞에 지난 2일 숨진 포스코 노동자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사진=포스코노조 제공
13일 포항제철소 1문 앞에 지난 2일 숨진 포스코 노동자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사진=포스코노조 제공

포스코가 산업재해 은폐 논란에 이어 중대재해 회피 의혹에도 직면했다.

지난 13일 경북 포항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사무실에서 만난 한대정 포스코지회장은 “산재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인 작업복 상의와 외투가 사라진 상태”라며 “포스코가 회사 책임을 지우고 ‘중대재해’를 회피하려던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한 지회장은 “회사 측에서는 고인이 상의 작업복(외투)을 입고 있지 않았다고 하는데 35m 상공에서 티셔츠와 조끼만 입고 작업을 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사고사 이전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차 부검결과대로 복부 협착에 의한 사망이라면 상의에 결정적 증거가 있을 텐데 포스코가 회사 측 과실을 지우기 위해 결정적 증거물을 숨기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중대재해란 산재 중에서도 사망 등 피해정도가 심한 재해를 뜻한다. 고용노동부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재해,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한 재해, 부상자 또는 직업성질병자가 동시에 10명 이상 발생한 재해 등을 중대재해로 규정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와 제51조 등에 따르면 중대재해가 발생할 시 사업주는 지체 없이 피해 상황 등을 관할 고용노동부 관서에 보고해야 하며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노동자 대피 등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단순 산업재해는 대부분 보상금 전달로 산재 처리가 끝나지만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회사는 보상금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로부터 작업중지 명령을 받게 된다.

작업재개를 위해선 ▲사업장 전반의 안전·보건 이행사항 점검 및 미비사항 개선 ▲사고와 관련된 노동자(하청노동자 포함) 과반수의 의견 청취 ▲추가 작업에 대한 안전계획 수립 등을 이행하고 고용노동부에 작업중지 해제 신청을 해야 한다. 설비 가동은 작업중지가 해제된 이후에 가능하다.

또 중대재해 다발 사업장의 지방고용노동청이 주관해 특별감독 대상으로 지정된다. 특별감독 대상 사업장으로 지정될 경우 본사까지 조사가 가능하다.

회사 입장에선 중대재해 발생으로 공장 및 설비 가동이 중단되면 피해가 막심하다. 법적 제재를 피하기 위해 사업주가 중대재해를 단순 산업재해로 축소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중대재해와 단순 산업재해는 큰 차이가 있다”며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 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회사의 이미지가 실추될 뿐만 아니라 법적 제재 등 절차가 매우 복잡해진다. 때문에 회사는 최대한 중대재해를 피해 단순 산재로 사안을 처리하고 싶어 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해 1월 포항제철소 산소공장 시설에서 근로자 4명이 질식사했던 사고 탓에 노동관청으로부터 작업중지 명령을 받은 바 있다. 고용부는 해당 공장 현장에 특별감독을 실시했다.

중대재해로 판정되는 결정적 기준은 회사 책임 여부다. 지병이나 무리한 업무 진행 등 본인 과실로 인한 사망이나 부상일 경우에는 중대재해로 처리될 수 없으나 안전 설비 미흡, 부적절한 인원 배치와 같이 회사 책임 소지가 있다면 중대재해로 판정될 수 있다.

일각에선 포스코가 사고 직후 고인의 사인을 심장마비로 추정했던 점과, 사고 신고가 1시간가량 늦어진 점을 근거로 포스코의 중대재해 회피 의혹을 제기했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망 사고 발생 시 지체 없이 관할 고용노동청에 신고하게 돼 있다”며 “그런데도 1시간이 지나서야 외부에 신고를 한 건 사고가 외부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 사내 차원에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함이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가 사안을 은폐할 이유가 없음에도 일부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관계 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중하게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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