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GS건설, 동반 1조 클럽 가입
현대건설 영업이익 전년比 14.8% 감소

지난해 경영 실적이 발표된 이후 주요 건설사의 재무통 최고경영자(CEO) 간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은 사상 첫 1조 클럽 시대를 연 반면 현대건설은 오히려 영업이익이 하락하며 건설업계 ‘맏형’ 체면을 구겼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지난해 경영 실적이 발표된 이후 주요 건설사의 재무통 최고경영자(CEO) 간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은 사상 첫 1조 클럽 시대를 연 반면 현대건설은 오히려 영업이익이 하락하며 건설업계 ‘맏형’ 체면을 구겼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든 주요 건설사의 재무통 최고경영자(CEO) 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를 달성한 삼성물산과 GS건설은 동반 웃음을 지었다. 반면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영업이익 하락으로 1조 클럽 재입성이 어렵게 됐다.

◇삼성물산·GS건설, ‘재무통’ CEO 힘 발휘

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8813억원) 대비 25.3% 증가한 1조10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31조1560억원)은 제일모직과 합병 이후 첫 3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건설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며 1조 클럽 가입을 견인했다.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은 7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54.3% 올랐다.

업계는 ‘재무통’ 이영호 삼성물산(건설부문) 사장의 경영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취임한 이 사장은 체질개선과 수익성 중심의 내실 성장에 주력해 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 이후 국내외 프로젝트 손실이 선반영 되고 국내 주택사업 수주 감소 등의 여파로 영업가치가 흔들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취임 1년차에 최대 실적을 낸 이 사장에 대한 삼성물산의 기대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임병용 GS건설 사장 역시 1조 클럽 달성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매출 13조1416억원, 영업이익 1조649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무려 234.2%나 증가했다. 세전이익도 8392억원을 달성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 증가는 건축·주택 부문과 플랜트 부문이 견인했다는 게 GS건설의 설명이다. 건축·주택 매출액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7조1398억원을, 플랜트는 31.5% 오른 4조8044억원을 기록했다.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황의 불확실성이 확대 속에서 5대 건설사는 대부분 양호한 성적을 나타냈다. 다만 현대건설은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하락하며 건설업계 '맏형' 체면을 구겼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황의 불확실성이 확대 속에서 5대 건설사는 대부분 양호한 성적을 나타냈다. 다만 현대건설은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하락하며 건설업계 '맏형' 체면을 구겼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GS건설의 경영 실적은 ‘재무통’인 임 사장의 경영방침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임 사장은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2013년 GS건설에 투입됐다. 취임 이후 철저한 수익성 기반의 경영전략을 펼쳐 왔다. 그 결과 취임 첫해를 제외하고는 4년 연속 흑자라는 성과를 이뤘다. 부임 5년차를 맞이한 임 사장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재무통’ 체면 구겨…정진행 부회장 투입, 실적 반등 기대

건설업계 ‘맏형’이자 시공능력평가 2위인 현대건설은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8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감소했다. 매출 역시 0.9% 줄어든 16조73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해외현장 준공 등으로 매출은 감소하고, 잠재 손실을 선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실적감소로 현대건설은 또 다시 1조원 클럽 가입에 실패했다. 현대건설은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2017년에는 9861억원 달성하며 1조원에 근접한 실적을 냈다.

이에 따라 ‘재무통’으로 불리던 박동욱 사장도 체면을 구기게 됐다. 지난해 취임한 박 사장은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전무,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부사장을 거친 재무관리 전문가다. 그룹 안팎에서는 박 사장이 현대건설의 내실을 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실적 부진과 해외 사업 실적도 당초 잡은 수주목표액에 절반에 그치며 박 사장의 입지는 흔들리는 모습이다.

다만 새롭게 투입된 정진행 부회장은 현대건설과 박 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 내 브레인으로 꼽히는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그룹 내부에서는 정 부회장의 대외 추진력과 박 사장의 내실이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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