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금융포트폴리오 다각화···하나금융, 비은행 부문 강화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 이미지=시사저널e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 이미지=시사저널e

최근 롯데카드 예비 입찰에 10여곳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눈에 띄는 곳은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다. 업계에서는 이번 롯데카드 입찰과 관련해 한화와 하나금융의 양강구도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한화와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온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금융 계열사인 롯데카드를 매각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 계열사 주식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당시 롯데그룹은 “롯데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그룹 내 금융 계열사 중 롯데카드를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카드는 유통이 주업인 롯데그룹 특성상 결제 사업 부문과의 연계성이 높은 편이다.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롯데 입장에서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어쩔수 없이 내놓은 매물인 셈이다.

다른 기업들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근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계의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속에서도 10여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은 롯데카드가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방증이다.

현재 롯데카드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한화다. 한화는 금융계열사로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등 5곳을 거느리고 있다. 여기에 카드사를 추가하게 될 경우 좀 더 다양한 금융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해진다. 특히 한화의 경우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보유 중인 한화갤러리아 유통 부분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한화는 롯데카드를 통해 빅데이터 사업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방대한 고객 정보를 가지고 있는 카드사의 경우 빅데이터 사업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한화는 빅데이터 사업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의 금융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분석 전문회사를 출범시키며 디지털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역시 최근 SK텔레콤,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인터넷전문보험회사 ‘인핏손해보험(가칭)’을 이르면 연말 선보일 계획이다. 한화손보는 인핏손해보험을 통해 빅데이터 기술을 적극 활용한 보험상품들을 출시할 방침이다.

하나금융도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를 노리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그간 비은행부문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수익의 대부분이 은행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금융지주들과 비교해 은행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2025년까지 40%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에 나온 롯데카드는 하나금융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801억원이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729억원이다. 하나카드와 롯데카드를 합병할 경우 누적 순이익은 약 2배가 된다. 

아울러 최근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롯데카드를 매각하더라도 롯데백화점이나 마트의 고객기반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도 하나금융의 카드사업 외연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롯데카드를 무조건 팔아야하기 때문에 협상 주도권을 쥐기가 쉽지 않다”며 “한화나 하나금융이 매각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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