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순이익 4300억원 넘어
일부 초대형IB보다 순익 규모 높을 듯
"실적 기여도 높은 IB에서 호조 보인 영향 "

컨센서스는 실제 실적과는 다를 수 있음. / 그래프=시사저널e.
컨센서스는 실제 실적과는 다를 수 있음. / 그래프=시사저널e.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해 4300억원이 넘는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같은 실적은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경쟁사뿐만 아니라 초대형IB 수준에 육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높은 IB 이익 기여도에 구조화금융 등 IB(투자은행) 부문의 경쟁력이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한다.

29일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2.1% 증가한 433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메리츠종금증권의 연간 기준 사상 최대 당기 순이익이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각각 5323억원과 589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0.0%와 26.3% 증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실적은 지난해 4분기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4분기에는 국내외 증시 부진으로 증권업종 전반에 대한 실적 우려가 컸다. 그러나 메리츠종금증권인 지난해 4분기에도 당기 순이익 114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2%, 전분기 대비 6.4%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실적이 발표한 현대차증권이나 IBK투자증권 등은 연간 기준 사상 최대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실적이 줄어드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보면 초대형IB에 준하거나 경쟁사를 압도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IB 5곳(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중에서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4150억원, 2900억원, 3550억원 수준으로 모두 자기자본 3조3000억원대인 메리츠종금증권의 순이익에 못 미칠 전망이다.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하나금융투자(3조1865억원), 신한금융투자(3조3170억원)도 지난해 순이익이 3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메리츠종금증권과 이들의 연간 순이익 규모는 1000억원 이상 벌어지게 된다. 자기자본은 비슷하지만 이를 통해 창출하는 이익의 효율성이 그만큼 높은 셈이다.   

이같은 실적 고공행진 배경에는 실적 기여도가 높은 IB부문의 호조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태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업계 전반적으로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문이 좋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다른 경쟁사들은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IB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러한 영향을 덜 받았다”며 “여기에 구조화 금융 등 IB 부문에서 다른 대형사 대비 높은 경쟁력을 보이면서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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