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전기차·5G 관련주 가파른 상승세
성장 가능성에 정부 정책 의지가 불붙여
"기대감이 실제 실적으로 반영될 지는 지켜봐야"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방안 영향에 올들어 수소차 관련주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성창오토텍과 유니크(투자경고 종목) 주가 흐름. / 그래프=키움HTS.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방안 영향에 올들어 수소차 관련주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성창오토텍과 유니크(투자경고 종목) 주가 흐름. / 그래프=키움HTS.

국내 증시가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미래기술(수소차·전기차·5G) 테마 종목들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기존 전통 산업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수소차·전기차·5G 기술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합치하면서 투자 확대 가능성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 가파른 오름세 보이는 ‘수소차·전기차·5G’ 테마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성창오토텍 주가는 올들어 8530원으로 시작해 이달 장중 최고치인 지난 21일 1만5200원까지 최대 78.7% 상승했다. 지난달에만 두 배 가까이 오른 유니크는 이달들어서도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 18일 장중 기준으로 10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제이앤케이히터, 이엠코리아, 에스퓨얼셀 등도 이달들어 각각 최대 83.7%, 72.8%, 39.7% 주가가 오른 바 있다. 이들 중 유니크와 제이앤케이히터는 급등에 투자경고 종목으로 분류되기까지한 상황이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수소차와 관련됐다는 데 있다. 성창오토텍은 현대차 수소차 열교환기 관련 업체로 알려져 있고 유니크는 수소차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제이앤케이히터는 수소제조장치 기업이고 이엠코리아는 수소 충전소와 관련된 종목으로 분류된다. 에스퓨얼셀은 수소차 연료전기 개발사다. 이밖에도 수소와 관련된 다양한 종목들이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소차 테마만큼은 아니지만 5G 관련 테마주들도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G는 특히 장비나 부품, 보안과 관련된 종목 상승세가 뚜렸했다. 5G 보안관련주인 윈스는 올들어 최대 17.5%까지 주가가 올랐다. 5G 광네트워크 관련주인 오이솔루션은 이달들어 17.2% 상승했다. 기지국과 중계기를 생산하는 에이스테크는 12.7% 올랐다. 5G 관련주는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모습은 두드러진다.

전기차 관련주는 올들어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다 최근들어 꿈틀대는 모습이다.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인 삼성SDI는 이달 4일 장중 19만4000원까지 내렸다가 25일 기준 23만2500원으로 반등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은 25일에만 6.68% 올랐다. 2차전지 양극활물질을 생산하는 엘앤에프, 전해질을 생산하는 후성도 이날 각각 10.14%, 6.62% 급등했다.     

◇ 미래 먹거리 기대감···“실제 실적으로 나오는 지 확인해야”

미래 기술과 관련된 테마주들이 이처럼 상승하는 배경에는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소차 테마는 정부의 정책 영향이 컸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수소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수소경제는 국가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 밝혔다. 정부가 직접 수소와 관련된 경제를 키우겠다고 공언하면서 투자 기대감이 확대된 것이다.

5G 역시 새로운 성장 산업의 한 축으로 분류되고 있다. 5G는 미래 연결 산업의 핵심 기술로 분류된다. 5G는 4G보다 전송속도가 최대 20배 빠르고 지연 속도는 100분의 11로 줄어드는 초연결, 초저지연, 초광대역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는 까닭이다. 가상·증강현실(VR·AR),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기술 대부분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5G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러한 5G가 지난해 말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상용화되면서 관련 상장사들의 실적 증가 기대감이 나타난 것이다.

전기차는 대표적인 성장주 중 하나로 분류돼 왔다. 이미 다양한 국가에서 전기차가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7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8% 급증한 것이다. 중국 화경(華經)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전기차 보급대수는 215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그만큼 성장성이 높은 산업으로 평가 받는다.

다만 이러한 미래 기술과 상장사의 실제 성장성에는 괴리가 있을 수 있어 투자에는 유의해야 할 필요가 제기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정체가 예상되면서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산업들에 투자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실제 실적으로 나타나는 종목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종목들도 많아 기대감만으로 투자에 나서는 건 위험하다”고 밝혔다.  

기존 전통 산업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수소차·전기차·5G 기술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국내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기존 전통 산업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수소차·전기차·5G 기술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국내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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