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급여과장 역임 보험통 관료 공통점···박능후 장관 국장들에 인사실험 예고, 실현 여부 주목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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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로 예상되는 보건복지부 정기인사를 앞두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현 보직자의 해외 파견이 확정된 의료보장심의관에 은성호 국장과 염민섭 국장(행정고시 기수순)이 거론되고 있다.

26일 복지부에 따르면 내달로 예고된 개각에 관계없이 현재로선 박능후 장관과 권덕철 차관이 계속 집권하며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복지부의 국민연금 개편안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일부 위기는 있었지만 대과 없이 무난하고 효율적으로 복지부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박 장관은 국무조정실이 실시해 최근 발표한 2018년 정부업무평가에서 ‘우수’ 평가를 받아 분위기가 좋고 고무돼있다고 복지부 직원들은 전했다.

박 장관 거취와 관계없이 기본적 고위직 인사안은 이미 준비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로선 소폭 또는 중폭으로 예상된다. 공석을 위주로 진행하면 소폭이고, 추가 몇 자리를 전보 발령하면 중폭 규모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박 장관은 새로운 인사실험을 검토하는 상태로 파악된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박 장관이 국장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제안한 부분이 있다”며 “예컨대 하나의 실에서 국장급 특정 보직을 지정하면 현재 근무자는 물론 보직 희망자들이 해당 보직을 맡을 경우 비전과 정책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쉽게 설명하면 예를 들어 박 장관이 보건의료정책실에서 보건의료정책관을 지정하면 현 보직자인 이기일 국장은 물론 그 보직을 희망하는 국장이 장관 앞에서 본인 계획과 구상을 설명하는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 고위직에서 무한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보건의료정책관을 희망하는 이 국장의 후배가 선뜻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어 박 장관의 인사실험이 실현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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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복지부 안팎에서는 사실상 공석인 의료보장심의관 등 일부 공석이거나 예상되는 보직을 중심으로 하마평이 돌고 있다. 우선 현재 의료보장심의관인 전병왕 국장은 3년 임기의 주제네바대표부 공사참사관에 확정돼 지난 21일부터 오는 2월 1일까지 2주 동안 서울에서 교육 받을 예정이다. 이어 전 국장은 다음 달 설 연휴가 끝나면 바로 제네바로 출국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의료보장심의관에는 지난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교육 받았던 은성호 국장(행시 38회)과 역시 국방대학교에서 수학한 염민섭 국장(행시 39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의료보장심의관은 예비급여과와 의료보장관리과 등 2개 과를 거느리고 건강보험정책국 산하여서 복지부 외부는 국장급 보직 중 낮은 직위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출범 후 신설한 조직이어서 그 중요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초대 의료보장심의관에 의료제도과장, 보험정책과장, 보건의료정책과장, 정책기획관 등을 거친 전 국장을 임명한 것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은 국장과 염 국장은 복지부의 3대 과장으로 손꼽히는 보험급여과장을 역임한 것이 공통점으로 꼽힐 만큼 노련하고 경험 많은 보험통 관료여서 최종 인선 결과가 주목된다. 은 국장은 정이 많고 솔직한 스타일이다. 염 국장은 외모처럼 선이 굵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정평이 나있다.

임종규 전 총장의 임기 만료와 함께 공석이 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사무총장에는 복지부 A국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국장 후임자로는 그의 한국외국어대 후배이며 현재 복지부 외부에 파견 근무 중인 B국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단, A국장의 현재 보직은 공모직이다. 민간인이 아닌 공무원만 지원할 수 있는 공모직은 공고와 서류 접수, 면접 등 요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정식 발령까지 1달 가량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복지부 본부 입성 가능성이 거론되는 B국장의 현재 파견 보직에는 김상희 보육정책관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관계자는 “전 국장에 밀려 주제네바대표부 공사참사관에서 떨어진 김상희 정책관이 꾸준히 외부 파견직에 도전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밖에 기획재정부에서 전입한 C국장도 기재부로 복귀하고 다른 관료가 기재부에서 복지부로 전입할 예정으로 파악된다. 복지부 복귀를 준비하는 고득영 국장과 행시 37회 동기인 C국장은 탁월한 능력과 함께 광주 인성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석사 등 학력을 갖춰 향후 기재부에서 중용될 전망이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박 장관이 거론한 인사실험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위직 인사가 소폭이 될지 중폭이 될지 박 장관의 최종 결심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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