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비전 제시···2023년까지 회원 3000만명, 자산 40조원 달성 목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카드업계를 둘러싼 대외환경이 악화일로(惡化一路)로 치닫는 가운데 오히려 외연 확장에 나선 카드사가 있다. 바로 신한카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계속되는 수수료 인하 등으로 현상유지에 급급한 경쟁사와 달리, 플랫폼 확장을 통한 중장기 목표를 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임 사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어느 순간부터 우리 카드업을 뒤흔드는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위기의 카드사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위기에 갇힌 1등’에 머물지 않고, ‘위기를 돌파하는 온리 원(Only1)’이 되기 위해 한 걸음씩 앞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내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가 인식하고 있는 최근 카드업계의 모습이다. 현재 카드사들은 계속되는 카드수수료 인하와 다양한 결제수단 등장으로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신한카드 역시 큰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955억원으로 이는 2017년 같은 기간 7806억원과 비교해 49.3%나 감소한 수치다. 특히 5개(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 카드사 중 감소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 사장이 꺼낸 카드는 플랫폼 확장이다. 신한카드는 이미 지난해부터 플랫폼 확장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신한카드는 페이팔을 시작으로 우버, 호텔스닷컴, 에어비앤비 등 유명 글로벌 업체와 제휴를 맺어 왔다. 이러한 플랫폼 확장에 힘입어 2013년 82만명에 불과했던 신한 판의 회원수는 지난해 1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임 사장은 올해에도 플랫폼 확장을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다. 최근 신한카드는 향후 지향해 나갈 뉴비전으로 ‘Connect more, Create the most’를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를 위해서는 기존 사업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고객과 이해관계자와의 폭 넓은 ‘연결’이 필수적인 상황으로 신한카드는 ‘연결’이 카드업의 본질이자 카드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으로 내다봤다.

특히 임 사장은 ‘M.A.X 2023’라는 사업 목표를 제시, 회원(Members) 3000만명, 자산(Asset) 40조원, 중개수수료(eXpertise fee)의 손익기여도 20%를 2023년까지 달성키로 했다. 임 사장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구체적 사업모델로 ‘페이 플랫폼(Pay Platform)’, 멀티 파이낸스(Multi Finance)’, ‘라이프 인포메이션(Life Information)’도 함께 제시했다.

페이 플랫폼은 모든 디바이스로 전 회원과 파트너사들이 가장 편하고 가장 효율적인 소비·판매·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게 연결해주는 회사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의미다. 신한카드는 이를 통해 회원수를 3000만명까지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멀티 파이낸스는 더 많은 금융상품을 모으고 개발해 최적화된 추천을 제공함으로써 신한카드를 찾아온 모든 고객에게 적어도 하나의 금융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는 회사로 확장하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사업 확장으로 자산을 40조원까지 늘려나갈 복안이다.

라이프 인포메이션은 신사업 영역을 보다 구체화해 정밀한 데이터와 참신한 아이디어의 연결을 통해 고객이 매일같이 찾아오도록 하겠다는 사업모델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중개수수료(Expertise fee)의 손익기여도를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15일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에서 이용 가능한 ‘온라인 보험몰’을 오픈했다. 이 역시 플랫폼 확장을 통한 수익 확보의 일환이다. 지난 18일에는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미래 결제 기술 및 데이터 사업 협력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무인 결제서비스 활성화와 생체인증 결제, 빅데이터 마케팅 협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신한카드의 플랫폼 확장 전략이 직접적인 매출로 이어지기 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는 IT업체들과의 경쟁도 힘겨운 싸움이 될 전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통적인 금융업체들 가운데 카드사들의 혁신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라며 “그러나 IT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의사결정 과정 등에서 여전히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IT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보다 혁신적인 조직개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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