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영등포, 연초부터 17.2% 올라…용산·양천·동작구도 상승여력 내재

올 한 해 서울 아파트 시장은 영등포·동작·양천·용산구 등 비강남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 한 해 서울 아파트 시장은 비강남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연 초 이후 11개월간 17.2%상승한 영등포구를 비롯해 양천(15.9%), 용산(15.3%) 등이 10% 이상의 높은 누적상승률을 기록하며 강남3(강남·서초·송파)를 모두 제쳤다.

 

올 하반기 가장 뜨거웠던 영등포구재건축 본격화 시 재평가 기대

 

3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영등포구다. 영등포구는 연초 이후 11개월간 누적상승률이 17.2%를 기록했다. 영등포구는 크게 여의도, 신길뉴타운, 당산동, 문래동 등 4개 거주지역으로 구분된다. 이 중 신길뉴타운과 당산동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며 영등포구 매매가격 상승세를 주도해 왔다.

 

지난 7월에는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 통합개발 계획이후 여의도를 중심으로 영등포구 전체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여의도는 올 하반기 서울 주택가격의 상승의 진원지로 꼽힐 정도로 가격이 급등했다. 대부분의 단지들이 8월부터 3~4억원 가량 올랐다. 추가적인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도자들까지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여의도는 서울시의 통합개발 계획의 전면 보류된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4분기 이후 급등한 매매가격의 호가 수준이 조정되고 거래 또한 급감했기 때문이다. 다만 집값이 안정화 되고 개발계획들이 다시 추진되면 인근 아파트 시장이 또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여의도가 서울 3대 업무지구 내 속한 주거지인 만큼 재건축 이후 다시 한 번 재평가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작구재개발 사업 활발한강이남 주거지로 급부상

 

서울 남부 중심부에 위치한 동작구는 4개의 지하철 노선(2·4·7·9호선)을 통해 강남(GBD)을 비롯해 광화문(CBD), 여의도(YBD) 3대 업무지구를 모두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을 가진 지역이다. 다만 기존 주거지가 주로 경사지에 위치하고 노후주택 중심으로 구성되면서 강남 접근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낮게 형성돼 왔다.

 

동작구는 흑석뉴타운을 비롯해 상도동과 동작동 등 재개발 구역들의 사업이 마무리 되면서 서울 주택시장에서 본격적인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흑석뉴타운은 서울시 뉴타운개발 사업 중 가장 늦게 시작된 3차 뉴타운 지역임에도 총 10개 구역 중 5개 구역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올해 가장 이슈가 된 지역 중 하나이다.

 

흑석뉴타운은 이미 3개 단지가 입주를 완료했으며 흑석7구역(아크로리버하임)과 흑석8구역(롯데캐슬에듀포레)이 지난달 입주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3구역의 철거가 진행되는 등 서울시 전체 뉴타운사업 중 가장 활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현재 입주중인 단지의 분양권은 분양가의 2배까지 웃돈이 붙을 정도로 동작구 전체 아파트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흑석뉴타운에 앞서 입주를 완료한 상도·동작동 소재 신축단지와 사당·대방동 소재 구축 아파트 등 동작구 소재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연초 대비 3~5억원 내외 상승폭을 기록했다. 중심업무단지와의 접근성과 더불어 새 아파트 선호 현상과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 사업 기대감 등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노량진도 점차 뉴타운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새로운 주거지로서 발전해가는 동작구의 모습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동작구 또한 9·13대책과 매매가격 급등의 따른 매수자들의 매수심리 둔화로 매매가격 정체 및 거래 절벽이 발생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입주물량의 증가로 전세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러한 전세가격의 안정 여부는 향후 동작구 시장의 주요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양천구목동신시가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3

 

양천구는 서울 지역 내 대규모로 재건축사업 추진이 가능한 사실상 마지막 주거지역인 목동신시가지가 매매가격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이 단지는 1985년부터 1988년까지 입주한 약 14개 단지 총 26629세대로 구성돼 있다. 현재 목동신시가지 단지는 모두 재건축연한을 충족했다. 다만 올 2월 국토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와 주택가격 상승우려에 따른 인허가 절차 지연으로 재건축 사업 추진에는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예상 외로 목동신시가지는 올 3분기 특히 높은 가격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3위를 기록했다. 이 지역은 현재 용적률이 100% 초중반에 불과해 향후 3종 일반주거지역의 상한 용적률인 300%는 물론 서울시 조례 기준인 250%까지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돼 재건축 사업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또한 면적당 매매가격은 재건축사업 추진을 위한 분양수익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가격대로 형성돼 안정적인 사업타당성을 기초로 본격적인 재건축사업 추진 시 충분히 빠른 속도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지역이다. 여기에 새 아파트 선호현상에 따른 희소가치까지 더해져 9·13대책 직전까지 비교적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만 9·13대책 이후로는 목동 또한 매수심리 둔화에 따른 거래단절이 발생하고 있다. 또 다주택자에 대한 각종 불이익 등으로 최근에는 직전 실거래가 대비 1~2억원 가량 조정된 매물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매물의 적체가 발생되고 있지는 않아 단기 급락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서울 서남권 최대 학군선호 지역으로 거주수요가 꾸준히 유입돼 가격 방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강남에 대적할 강북 주거지로내재가치·개발호재 산재

 

2006년 금융위기와 용산참사 등으로 한동안 관심에서 멀어졌던 용산구는 각종 개발이 기지개를 켠 지난해부터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용산은 최근 10년 내 신규 입주한 주거시설이 주로 한강로 주변에 주상복합 형태로 거의 공급되면서 희소가치가 부각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11년 입주한 신계동 소재 ‘e편한세상은 인근 지역에서 유일한 신축 대단지 아파트로 지난해부터 18개월 동안 약 6억원이 상승했다. 다만 9·13대책 이후 매수수요 급감으로 현재는 다소 소강상태에 있다.

 

이촌동 일대는 한강변 단지들이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고 경의중앙선 라인 단지들의 리모델링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주거환경 개선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연초 이후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총 5000가구 규모로 통합 리모델링을 준비했던 경의중앙선 라인 한가람아파트 등 5개 단지의 리모델링 사업은 일부 단지의 이견으로 사업추진이 어려워지면서 지난 9월 이후 다소 소강상태에 있다.

 

한남동·보광동·이태원동 일대로 지정된 강북 최대 뉴타운사업인 한남뉴타운은 최근 2~3년 간 지속적인 지분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용산미군기지 이전 완료와 함께 용산민족공원 개발·신분당 선 연장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용산-서울역 통합개발 등 지속되는 개발 호재가 집값에 영향을 미쳤다. 대지지분 없이 입주권만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뚜껑매물의 가격은 6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단순히 입주권을 확보하는 권리만으로도 수도권 소재 양호한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는 금액 수준까지 상승한 것이다.

 

10년만의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낸 용산구는 당분간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양상은 다소 불가피해 보인다. 서동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동산 책임연구원은 서울시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단기간 내 인허가 등 재개발·재건축 사업 관련 절차를 마치고 본격적인 공사로 진입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용산구가 자체적으로 가지는 내재가치와 개발호재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지역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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