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흥행 부진이 상장후 주가 상승 동력

올해 마지막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에어부산이 상장후 첫거래일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장 과정에서는 흥행 부진에 고전했지만 공모가를 대폭 낮췄던 선택이 주가 강세로 이어졌다는 평가다.사진은 27일 오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진행된 에어부산 신규상장 기념식. 사진 왼쪽부터 김원대 한국IR협의회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한태근 에어부산(주) 대표이사, 박홍석 금호아시아나그룹 부사장,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김정운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 사진=한국거래소

올해 마지막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에어부산이 상장후 첫거래일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장 과정에서는 흥행 부진에 고전했지만 공모가를 대폭 낮췄던 선택이 주가 강세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에어부산은 공모가인 3600원에 비해 420원 높은 시초가 402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어 상승폭을 확대한 뒤 오후 3시를 전후로 상한가인 5220원까지 상승 후 마감했다. 시초가인 4020원에 비해서는 29.85%, 공모가 대비로는 45% 상승한 금액이다.

 

에어부산은 상장 과정에서 흥행 부진에 빠지면서 고전했던 종목이다. 에어부산은 이달 중순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23.8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모가 역시 희망가 밴드 최하단인 3600원에서 결정됐다.

 

에어부산은 먼저 상장한 티웨이항공의 부진을 의식한 듯 희망공모가액을 낮춰 제시했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경쟁률 23.89대 1은 올해 유가증권 상장 종목 가운데 두번째로 낮은 성적표다. 지난 11월초 아시아나IDT가 수요예측에서 기록했던 7.04대1의 경쟁률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두 회사 모두 같은 대규모 기업집단에 소속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그룹의 평판이 수요예측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왔다. 

 

여기에 올해 상장을 진행했던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상장과정에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도 에어부산에 부담을 안겨줬다. 지난 8월 상장에 성공한 티웨이항공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23.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국내 LCC업계 3위권 사업자 두곳이 모두 흥행에 부진하자 LCC 업황 투심이 얼어붙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진 일반 청약에서는 에어부산이 경쟁률 36.5대 1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흥행 부진은 피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만족할 만한 경쟁률은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에 청약을 진행했던 비피도와 유틸렉스, 디케이티 등은 모두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상장 과정에서 흥행 실패는 아이러니하게도 상장후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외면속에 낮아진 공모가는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에어부산은 이번 상장으로 유입된 현금을 신규 기재 도입과 자체 격납고 보유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주가 흐름에서도 성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이날 진행된 신규상장식에서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는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출범한 에어부산이 이 자리에 설 수 있기까지 신뢰를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상장을 발판으로 업계 최고 기업가치를 창출하는 강한 회사로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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