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공급계획, 수도권 동부에 78% 몰려…“교통·자족 요건 충족, 쉽게 포기 못할 것”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지역으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과천, 인천 계양 등 4곳을 선택했다. 이번에 조성된 지역은 남양주 왕숙(1134)과 하남 교산(649)이 전체의 78%를 차지할 정도로 수도권 동부 지역에 쏠려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상반기에 발표될 다음 신도시는 서부 지역에서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정부가 이번 신도시 발표에서 균형공급에 대한 여지를 남겨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이에 그동안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던 광명·시흥, 김포 고촌 등지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3기 신도시, 전체의 78% 수도권 동부 위치다음은 서부 지역?

 

2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수도권 ‘3기 신도시는 지난 2003년 참여정부 시절 2기 신도시 건설 이후 추진되는 대규모 택지지구 조성 사업이다. 15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공급계획에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정부는 ‘9·21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1차 공급계획(35000가구)과 함께 서울과 일산·분당 등 1기 신도시 사이에 330(100만평) 이상 대규모 공공택지, 사실상의 신도시 45곳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연내 1~2곳을 신도시로 지정하고 나머지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 짓는 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공급 목표는 30만 가구다.

 

이에 정부는 지난 192차 공급계획으로 경기 남양주 왕숙(1134·66000가구), 하남 교산(649·32000가구), 인천 계양(335·17000가구), 과천(155·7000가구) 등을 3기 신도시로 지정했다. 이외에도 서울시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정부는 총 155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1차와 2차 공급계획을 합하면 총 19만가구가 마련된다.

 

3기 신도시 입지 / 자료=국토교통부

 

앞으로 정부는 11만 가구만 공급하면 앞서 세웠던 목표(30만 가구)를 달성하게 된다. 나머지 공급은 상반기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특히 상반기 예정된 공급지역은 적당한 인구 안배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기존 정책 기조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시장에서는 수도권 서부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3기 신도시가 대부분 동부에 쏠려 있어서다. 실제로 남양주 왕숙(1134)과 하남 교산(649)이 전체의 78%를 차지한다. 과천은 서남부에 위치해 있지만 상대적으로 면적과 가구수가 크게 적고 인천 계양은  서울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김정희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 역시 3기 신도시 선정 지역이 수도권 동쪽에 몰린 것에 대해 이번 발표만 봐선 그렇지만 전체로 보면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동부에 쏠린 신도시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다음 신도시는 서부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광명·시흥, 김포 고촌, 다시 수면위로교통·자족 요건 충족, 정부서 쉽게 포기 못할 것

 

이에 다음 신도시 예정지로는 기존에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던 광명·시흥, 김포 고촌 등이 다시 거론된다. 특히 이들 지역은 이번에 지정된 3기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서울과의 거리가 가까운데다 GTX 노선도 경유하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두 지역은 서울의 업무지구인 강남과 여의도로 이동하는 수요를 흡수한다는 3기 신도시 목적에 부합하는 평가다. 여기에 이미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돼 사업에 속도를 내기도 쉽다는 것도 높이 평가된다.

 

이 중 광명 시흥지구(1736)는 이명박 정부 시절 보금자리주택지구로 계획됐던 곳이다. 당시 정부는 이곳에 95000여가구를 지을 계획이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정 여건 악화와 주민들의 반발로 2014년 지정 해제됐다. 이 지역은 남은 11만가구의 대부분을 수용할 수 있다.

 

주변에 갖춰진 교통망도 조건을 충족시킨다. KTX광명역을 비롯해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보금자리주택 조성계획은 무산됐지만 이미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손쉽게 택지지구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포 고촌은 강서지역의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강서구 마곡지구로 이동하는 직장인 수요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되면 지하철 5·9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해 교통 인프라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촌은 현재 공급량이 많아 우선 지역에서는 제외될 수도 있다.

 

이외에 하남 감북지구도 여전히 유력 후보지다. 이 지역은 잠실 등 서울 동쪽으로 이동하는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곳도 광명 시흥지구와 같이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보상비 갈등에 2015년 지구 지정이 취소됐다. 총 면적은 267으로 2만 가구가 들어설 수 있다. 이번에 선정된 하남 교산과 연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급계획이 서울 강남이나 도심지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정부가 서울과 근접한 기존 유력 후보지들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또한 이들 지역은 규모가 크고 직주근접성이 괜찮아 자족도시 요건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 정부의 취지와도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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