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국내외 투자 환경이 급변하면서 공모 펀드 시장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 나타났다. 설정액 측면에서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인기가 여전히 높았던데 반해 시장보다 높은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액티브펀드는 힘을 쓰지 못했다. 해외 지역 중에선 유럽 펀드의 설정액 감소가 두드러졌고 베트남 펀드는 저조한 수익률에도 설정액 증가가 많았다.
수익률 측면에선 채권형 펀드가 주식형 펀드를 앞질렀다. 해외 지역 펀드 중에선 중국이 부진한 모습이었고 브라질은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지역 중 하나였다. 유형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증시 하락에 수익률이 상승하는 리버스마켓 펀드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뒀고 자연스레 증시 상승에 수익률이 높아지는 레버리지 펀드는 성과가 가장 저조했다.
◇ 설정액, ‘UP-인덱스·베트남’, ‘DOWN-액티브·유럽’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설정액은 올들어 이달 17일까지 7조965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3조9927억원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그나마 양호한 모습이었다. 액티브 펀드의 설정액 감소세가 잦아든데다 인덱스펀드의 설정액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인덱스펀드 쏠림 현상은 올해에 더욱 두드러졌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인덱스펀드 전체 설정액은 올들어 8조7205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조1287억원 증가보다 6조6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액티브펀드 설정액의 경우 지난해 6조1214억원 감소에 이어 올해에도 설정액이 7547억원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이는 주가지수가 한 방향성을 나타내면서 인덱스 펀드 투자 수요가 높았던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지역펀드 중에서는 베트남 펀드가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베트남 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올들어 7482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베트남 펀드 설정액이 3180억원 증가보다 4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해외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올들어 6423억원 늘어나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더라도 베트남 펀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반대로 유럽에 투자하는 펀드는 설정액 감소가 컸다. 유럽 펀드의 경우 올들어 3076억원 설정액이 감소했다. 이는 해외 지역별 펀드 중에서 가장 높은 감소세로 지수가 올해 큰 폭으로 하락했던 중국(1893억원 감소)보다 자금 이탈이 컸다. 다만 유럽펀드 설정액 감소는 지난해(5805억원 감소)보다는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 수익률, ‘UP-채권형·브라질·리버스마켓’, DOWN-주식형·중국·레버리지’
수익률을 살펴보면 유형별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채권형 펀드가 주식형 펀드보다 그나마 성과가 좋았다. 국내 채권형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2.59%인데 반해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19.08% 떨어지며 저조했다. 해외 자산의 경우도 해외 채권형 펀드는 2.42% 하락하는데 그쳐 선방했지만 해외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1.49%나 떨어졌다. 이는 국내외 주식시장이 올해 상고하저(上高下低)의 모습을 보이면서 연초 대비 주가지수가 크게 낮아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지역별 펀드를 살펴보면 브라질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브라질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3.53%로 해외 지역 중에서 유일하게 3%대 수익률을 냈다. 특히 북미를 제외한 대부분 해외 지역 펀드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브라질 펀드 성과는 두드러진다. 브라질은 올해 하반기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가 크게 올랐다.
반대로 중국 펀드는 해외 지역 펀드 중에서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냈다. 중국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0.02%로 두 번째로 낮은 인도 펀드 수익률(-13.36%)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하반기 들어 크게 부각되면서 중국 증시가 부진했던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시가 지난해와는 달리 하락으로 방향을 틀면서 리버스마켓 펀드의 수익률이 높게 나왔다. 리버스마켓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9.04%로 세부 유형별 펀드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와는 반대로 레버리지펀드는 올해 평균 34.57% 하락해 가장 낮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지난해의 경우엔 증시 활황에 따라 리버스마켓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4.36%로 저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