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쉬어가고 내면을 정돈할 수 있는 도심 속 사유 공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지고 있다.

취재협조 =사비나미술관(www.savinamuseum.com)

잠자리에서 일어남과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가 가능하고 심지어 잠드는 그순간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많은 이들과 연결되어 있는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이럴수록 사회에 매몰되지 않고 개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가끔씩 일상과 동떨어져 오로지 나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미술관은 어느 장소보다 일상과 나를 분리하는 과정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다. 그런 공간이 절실한 요즘 사비나미술관이 오랫동안 몸담았던 안국동을 벗어나 새로운 터인 은평구에서 지역 최초의 미술관 으로 자리 잡으며 의미 있는 이전을 이뤄냈다. 

 

개관전의 주제는 명상. 예술가들이 자 신만의 세계에 어떤 식으로 몰입하고 마음을 단련하는지 그 과정을 함께 체험해보는 전시가 대부분으로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움직임을 통해 체험자가 자연스럽게 홀로 사색하는 시간을 갖도록 유도한다. 작품을 감상하며 한 층 한 층 위로 올라가다 보면 삼각형의 천장 사이로 흘러내리는 빛줄기나, ‘명상의 공간’으로 불리는 루프톱에 장식된 러시아 초현실주의 작가 레오니드 티쉬코프의 비현실적인 초승달을 바라 보면서 관람자는 더더욱 일상을 초월하게 된다. 원치 않게 받아들여지는 수많은 정보와 타인과의 접촉에 지친 이들이라면 잠시 발길을 돌려 사유의 공간인 미술관으로 향해볼 것. 내면을 깊이 바라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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