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API 사업 확대…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금융환경 적응 대비

최근 시중은행들이 API(애플리케이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개방을 통해 핀테크 업체들과의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 이미지=셔터스톡

최근 시중은행들이 API(애플리케이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개방을 통해 핀테크 업체들과의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오픈 API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겠단 계획이다.

오픈 API란 계좌 이체, 계좌 조회, 가상 계좌 관리 등 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핀테크기업 등 외부 기업이 인터넷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은행이 시스템과 정보를 개방하면 이를 핀테크 기업이 활용해 다양한 금융 시스템과 상품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핀테크 업체들에게 사업 토대를 마련해주고 좋은 아이디어는 제휴를 통해 자사의 새로운 서비스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여러 시중은행들이 오픈 API 플랫폼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오픈 API 시스템 확대 구축을 위한 업체 선정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그간 KB금융그룹 내 계열사들이 공유하는 API를 운영해왔다. 즉 그동안 운영해왔던 API가 내부용이었다면 이번에 구축하는 API는 서비스를 외부로 확장하기 위한 기반 작업인 셈이다. 이번 오픈 API 구축으로 외부 핀테크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이체, 비대면 계좌개설, 적금·대출 신규 등 금융뿐 아니라 비금융 API도 확대 개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최근 오픈 API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7월 외부 제휴 플랫폼을 구축한 신한은행은 이를 업그레이드 해 협력업체들이 더욱 편하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단 방침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5월 오픈 API를 활용해 두타면세점과 환전 서비스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디지털 크라우드펀딩 API 서비스 플랫폼을 출시하기도 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2월 오픈 API를 구축한 바 있다. 하나은행측은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세분화하고 비즈니스에 적합한 서비스 단위로 패키지화해서 기업 고유의 서비스와 금융의 융합이 보다 다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오픈 API를 통해 지난 2월 국내 최초로 중국현지에서 위안화로 국내대학 등록금의 납부를 가능하게 하는 ‘유학생등록금 수납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지난 5월에는 자동차 금융상품 ‘1Q(원큐)오토론’를 출시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현재 60여개 API를 공개해 10여개 제휴업체와 연계 비즈니스 발굴을 협의 중에 있다. 이후 다양한 비즈니스 협업을 통해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핀테크와 금융의 협업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국내 오픈 API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NH농협은행은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오픈 API를 시작한바 있다. 농협은 올해 상반기 기준 125개 API를 외부 핀테크 기업에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오픈API 처리장치, 핀테크 보안인증 등 총 6개의 오픈 API 관련 특허를 획득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오픈 API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최근 금융 환경이 대격변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서비스 환경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서비스 채널이 변화하고 저금리, 고령화 등 시대 흐름에 따라 고객들의 요구 사항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구글, 애플 등을 비롯해 카카오페이, 토스 등 여러 핀테크 업체들이 금융산업의 새로운 강자로 등극, 지급결제부터 대출, 송금 등 전통적 금융영역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나온 것이 바로 오픈 API 제공인 셈이다. 특히 오픈 API를 통해 핀테크 업체들과 협업, 이를 통한 신규 상품은 은행들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은행들은 외부 변화에 대한 적응이 늦었다”며 “이에 내부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보단 오픈 API 제공을 통해 외부 핀테크 업체들과의 협력에 나서는 것이 혁신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도 오픈 API 사업은 계속해서 확장해 나갈 전망이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