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하오란 12일부터 정리매매…차이나디스카운트로 다른 중국주 투자자도 간접 피해 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차이나하오란에 대해 오는 12일부터 20일까지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를 개시한다. 그래프는 차이나하오란 일봉 차트. / 그래프=키움증권HTS.

 

중국 폐지 재활용 전문업체인 차이나하오란리사이클링유한공사(이하 차이나하오란)가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되면서 중국주에 대한 악몽이 되살아 나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 회사 투자자 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주 투자자들도 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게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에 상장된 중국주의 신뢰 회복없이는 중국주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차이나하오란에 대해 오는 12일부터 20일까지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를 개시한다. 정리매매가 끝난 다음날인 이달 21일에는 차이나하오란이 최종적으로 상장폐지 된다.

지난 2009년 7월 홍콩에서 설립된 차이나하오란은 2010년 2월 5일 국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주력 제품으로 원료용지·코팅백판지·백사카드지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한 때 ‘맥도날드 포장지’로 조명을 받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를 겪다 올해 7월 늦장 공시 등 불성실공시 등 사유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이후 차이나하오란의 이의신청에 올해 말까지 개선기간이 부여됐지만 3분기 보고서마저 제출하지 않으면서 최종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국내 상장한 중국 기업의 상장폐지는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5월에는 외부 감사의견 거절로 중국 타일제조업체 완리가 코스닥 시장을 떠났다. 한 때 가치투자자들의 인기 종목이었던 원양어업 전문업체인 중국원양자원도 감사의견 거절로 지난해 9월 상장폐지됐다. 상장 두 달만에 분식회계가 불거져 2013년에 상장폐지된 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의 사례는 유명하다. 2007년 이후 총 24곳의 중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했는데 이 중 상장폐지된 종목만 11곳에 이른다.

중국주의 연이은 상장폐지는 결국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차이나하오란의 경우 지난 1분기 기준 소액주주 비중은 62.33%다. 단순계산으로 차이나하오란의 시가총액이 727억원인점을 감안하면 450억원이 소액주주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완리 역시 마지막 분기보고서 기준 소액주주 비중이 52.7% 수준이었다. 중국원양자원도 소액주주가 76.95%에 달했다.

차이나디스카운트에 따른 나머지 중국기업 주주들의 간접적인 손실도 존재한다. 연이은 상장폐지에 무너진 신뢰로 중국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국내에 상장돼 있는 한 중국 기업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0%나 넘게 상승했지만 주가는 지난 9월 11일 이후 30% 넘게 내렸다. 지난해와 올해 상장한 중국주 대부분이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상장한 한 중국기업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경쟁률이 0.71대 1로 집계돼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러한 피해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선 기관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한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담당 관계자는 “상장하려는 기업이 실제로 물건을 생산하는 지 알아내기 위해 야간에 잠행 탐방을 가기까지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업이 작정하고 속이려하면 이를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며 “그럼에도 기관은 검증 능력을 더 높여야 한다. 더불어 중국 기업 역시 스스로 회계와 공시에서의 투명성을 통해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폐지 재활용 전문업체인 차이나하오란리사이클링유한공사(이하 차이나하오란)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되면서 중국주에 대한 악몽이 되살아 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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