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둘러싼 외부 환경 악화일로…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

(왼쪽부터)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 / 사진=각사

최근 임기 만료를 앞둔 카드사 CEO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추가 수수료 인하 등 카드업계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고 있는 상황속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실적 부진 및 조직 개편 등에 따른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연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임영진 사장은 ‘딥드림카드’의 흥행과 더불어 디지털 플랫폼인 ‘신한Pay FAN(이하 신한페이판)’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임 사장이 취임 후 야심차게 출시한 딥드림카드는 지난해 9월 출시 후 현재 누적 발급 200만장을 넘어선 상황이다. 신한카드측은 “연회비가 8000원임에도 전월 이용실적에 상관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최대 0.8% 기본 적립이 가능하고 당월 가장 많이 사용한 영역에서는 최대 3.5%까지 적립이 가능한 점이 부각된 것 같다”고 밝혔다.

신한페이판은 기존 모바일 플랫폼 ‘신한FAN’을 한단계 진화시킨 것이다. 신한페이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용되는 타임라인 방식의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 고객이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사용한 카드 명세와 함께 빅데이터로 분석한 맞춤 혜택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아울러 가맹점 추천, 쇼핑 등 신한카드와 가맹점·제휴사들이 보유한 서비스들과의 연결성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성과와 더불어 업계에서는 신한카드의 경우 보통 CEO 임기가 2년 후 1년 연임인 경우가 많아 임 사장이 계속해서 신한카드를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변수는 있다. 바로 부진한 실적이다. 임 사장도 연이은 카드 수수료 인하압박으로 인한 실적 악화는 피할 수는 없었다. 올해 3분기 기준 신한카드 누적 당기순이익은 395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9.3% 감소한 수치다. 특히 은행계열 카드사중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으로 인한 교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은 4연임에 도전할 전망이다. 정 사장은 2016년 취임한 뒤 매년 임기를 연장하고 있다. 특히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업계가 업황 부진을 겪는 가운데서도 주력카드인 원큐(1Q) 시리즈의 공격적인 영업 추진으로 호실적을 이끌어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2016년 10월 출시된 원큐카드는 최근 500만장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카드의 경우 정 사장 취임전인 2015년 당기순이익이 101억원에 불과했다. 정 사장 취임 이후인 2016년에는 755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063억원으로 기록하며 당기순이익을 크게 늘려왔다. 그러나 카드수수료 추가 인하 등으로 인해 올해 실적은 좋지 않다. 하나카드는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7.6% 감소한 801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정 사장의 연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특히 대외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 현황을 잘 알고 있는 현직 CEO가 연임을 하는게 더 나을 것이란 평가다. 다만 4연임이라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매각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롯데카드의 김창권 사장은 다른 카드사들과 달리 연임 여부가 상대적으로 불투명하다. 특히 취임 이후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4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당기순이익 1105억원과 비교해 57%나 줄어든 수치다. 올해 실적 역시 좋지 않다. 롯데카드는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 7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는 늘었지만 영업권 상각 비용 등의 일회성 요인을 고려하면 사실상 감소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김 사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핸드페이 또한 여전히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핸드페이는 손바닥 정맥 패턴을 인식해 결제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카드 매각과 관련해 조직 안정성을 위해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CEO 연임과 관련해 최근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던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듯이 카드수수료 인하 등 악재가 산적한 상황속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위기 타개를 위해 현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기존 CEO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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