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정책에 반응…본업 성장 기대감 동반 필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자사주 소각 소식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모두 내년 사업 전망에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부진했으나 주주환원정책으로 흐름을 바꾸는 모습이다. 다만 본업에서 성장 기대감이 동반되지 못할 경우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자사주 소각 소식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강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모두 내년 사업 전망에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부진했으나 주주환원정책으로 흐름을 바꾸는 모습이다. 다만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기 ​위해서는 본업에서 성장 기대감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3.35%(1400원) 상승한 4만3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도 전거래일 대비 1.4%(1500원) 오른 10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두 종목 모두 지난 30일 자사주 소각 공시 이후 강세를 기록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0일 공시를 통해 4조8751억원 규모의 주식을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4월 발표한 자기주식 소각 계획에 따른 잔여분 소각이다. 같은날 현대차 역시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보통주 213만6681주를 포함해 총 276만9388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현금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꼽힌다. 현금 배당과 달리 주주들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을 줄이면서 한 주당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는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본업에서 수익성이 관건이다.

 

증권가에서는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매입후 소각 등의 주주환원정책이 기업의 성장 기대감을 동반하지 못할 경우에는 주가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기업이 더 이상 성장할 만한 투자분야를 찾지 못해 투자자들에게 현금을 배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모두 내년 사업 전망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료에 대한 우려감이 지속적으로 따라 붙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수익성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IM(IT·모바일) 부문 실적이 정체된 상황에서 반도체 사업은 사실상 삼성전자 주가를 지지하는 핵심 축으로 꼽힌다. 그러나 외국계 증권사를 필두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익성이 내년 2분기까지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양호한 실적에도 반도체 사업에 대한 우려 때문에 부진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D램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큰 상황이며 반도체 실적 개선 둔화로 2019년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다. 

 

현대차는 올해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연간 순이익 4조5000억원 가량을 거둬들이던 현대차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8000억원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 분기당 1조원 이상 나오던 순이익이 40% 이상 사라진 셈이다. 

 

내년 사업 전망에서도 긍정적인 점을 찾기 어렵다. 내수에서는 판매 정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에서도 신흥국들의 신차수요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실적에 변화를 줄 신차효과는 내년 초에나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아쉬운 상황이다. 광주형일자리로 알려진 현대차 광주 공장 투자 협약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노조 반발 등으로 실질적인 비용 감소 효과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8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가치평가 측면에서 큰 변화가 시작되었고 전통적인 자동차업체에 대한 관심은 축소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다운사이징과 사업구조 재편을 동시에 추진하지 않는다면 실적회복 및 주가회복의 지속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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