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이커머스에 유통업체 모두 ‘물류 키우기’ 나서…계열사 합병 및 해외 기업 M&A 활발

/사진=쿠팡.
수조원대 투자를 받으며 이커머스 판이 커지고 있다. 이커머스의 핵심은 더 다양한 제품을, 더 빨리, 더 많이 배송하는 것. 이를 위한 전제가 바로 거대한 물류망이다. 이커머스 1위 업체인 쿠팡, 택배시장 1위 CJ대한통운에 이어 이커머스 키우기에 본격 나선 롯데까지 자사 2·3자 물류업체 간 합병을 추진하며 이 ‘물류망 확충’에 힘쓰고 있다. 유통전쟁이 곧 물류전쟁이 된 셈이다. 

 

◇ 롯데, 쿠팡, CJ 모두 물류에 집중

 

이커머스에 3조원 투자를 밝힌 롯데는 지난 8월 e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시킨 데 이어, 이제는 물류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는 그룹사 통합 물류회사를 만들기 위해 지난 27일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를 합병한다고 밝혔다. 합병일은 내년 3월 1일이다. 

 

회사 측은 “국내의 유통, 식품, 제조 등 다양한 업종에서 물류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지닌 롯데로지스틱스와 고성장 시장인 택배 사업 및 해외 12개국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사업에 강점이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통합을 통해 해외현지 물류, 포워딩, 국내 내륙수송, 창고운영 및 라스트마일 배송까지 이어지는 물류 전체 영역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을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재 롯데는 국내 물류시장서 4위 규모의 사업자다. 이번 합병의 주인공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바로 일반에 익숙한 롯데택배다. 택배업인 3자 물류 회사 글로벌로지스는 현재 전국 15개의 물류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로지스틱스는 2자 물류 회사로 롯데 내부 운송을 맡아왔다. 이번 합병으로 글로벌로지스 직원 1600여명과 로지스틱스 1000여명이 합쳐져 2600명 규모의 롯데 통합 물류회사가 만들어지게 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현재 양사는 화주가 다를뿐 업무는 동일하다. 전국 각지에 있는 물류거점을 통합해서 효율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게 합병의 의의”라고 말했다. 

 

롯데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쿠팡의 CLS(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출범, CJ대한통운의 해외 물류업체 인수합병(M&A) 등물류 키우기에 적극적인 여타 업체에 대한 적극적인 견제로도 보인다. 

 

쿠팡은 배송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공식 출범시켰다. CLS 출범으로 로켓배송 등 자체 물량만 소화하던 쿠팡이 일반 택배업까지 행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된 것이다. CLS의 첫 캠프는 대구광역시로 순차적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쿠팡 관계자는 “CLS는 우선 쏟아지는 쿠팡 자체 물량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대구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쿠팡은 그동안 쿠팡맨의 직접 배송이 불가능했던 제주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신규 캠프를 오픈하고 지역 고용을 늘리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내 택배 1위사업자인 CJ대한통운도 해외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11년 CJ에 인수된 이후, 2013년 중국 스마트카고, 2015년 중국 로킨, 2016년 중국 스피덱스, 같은해 말레이시아 센추리로지스틱스, 역시 같은해 인도네시아 대형물류센터 등을 인수했다. 2017년에는 인도 다슬로지스틱스와, UAE 이브라콤, 베트남 제마뎁도 인수했다. 올해 6월에는 미국 DSC를 230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는 독일 물류기업인 슈넬레케 인수를 검토 중이다. 지난 10월 치러진 CJ컵에 슈넬레케 관계자가 초청되는 등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료=CJ대한통운,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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