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흑자 전환은 일회성, 4분기 전망은 어두워…조선사업은 여전히 적자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공장. /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이 안팎으로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노조개입, 파업, 하청업체 갑질 논란이 동시에 덮쳤다. 수주 증가로 실적 회복 기대감을 높이는 상황에서 대내외적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21일 고용부는 현대중공업 본사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현장 노무 담당자가 노조원 성향을 5단계로 나눠 회사에 호의적인 상위 3단계를 집중적으로 관리했다고 주장한 데 따른 조사다. 고용부는 이번 노조 개입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노조는 회사의 노조개입에 파업으로 맞섰다. 지난 20일에 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불법적인 노무관리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총력 투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노조가 회사와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노조 개입 논란까지 터졌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협상은 지난 724일 교섭을 마지막으로 약 3개월간 교착 상태에 머무르다 이달 63개월 만에 재개됐다. 노사는 지난 7월 교섭 중 감정싸움 탓에 파행으로 치달은 바 있어, 이번 노조개입 논란이 교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이 마주한 문제는 노조뿐만이 아니다. 협력업체와의 갈등도 고민거리다. 현대중공업은 협력업체를 상대로 오랜 시간 갑질을 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협력업체 사장들은 현대중공업이 하도급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납품 단가를 후려쳤다고 주장한다. 현대중공업은 계약서대로 진행했다는 입장이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사안에 대해 지난 101일 직권 조사에 돌입했고 조사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피해업체들의 목소리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망이 아주 어둡지만은 않다. 현대중공업은 올 3분기까지 총 135척을 수주해 최근 5년 만에 최고 실적을 올렸다. 액수로 따지면 111억달러(125444억원)로 연간 목표의 84%를 채웠다. 초과원과보상과 충당금 환입 덕분에 올 3분기에는 일회성이지만 깜짝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안팎으로 겪는 논란은 실적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올해 수주 실적이 영업이익으로 치환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비용지출 리스크도 존재한다. 특히 공정위가 하청업체 갑질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과징금을 대규모로 지출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흑자를 거뒀지만 4분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특히 조선사업에선 여전히 손실 규모가 큰 상황이라며 업황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의 악재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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