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신규 채용 진행, 수주 실적 개선…노사 입장차 좁히기는 숙제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 노사가 2개월 만에 재개된 임단협을 원만히 풀어갈지 주목된다. 오는 15일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의 기자간담회가 노사 임단협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수주 실적 개선 등 업황이 밝아지는만큼 올 연말 예정된 인력 감축이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노동조합의 우려하는 대규모 인력 감원을 피할 경우 노사가 입장차를 줄여 올 임단협이 연내 타결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다. 


14일 대우조선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 1973억원, 영업이익 177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9.6% 감소한 실적이다. 그러나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을 포함, 조선 빅3사 중 유일하게 3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회사 측은 주력제품인 LNG운반선, 초대형원유운반선 등을 연속 건조하며 생산성이 크게 향상해 손익이 개선됐고, 이와 함께 해양플랜트의 추가공사(체인지오더) 확보를 통해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설명을 내놨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운반선 12, 초대형원유운반선 18, 초대형컨테이너선 7, 특수선 1척 등 모두 38척(약 486000만달러)의 선박을 수주했다.

 

같은 기간 대형조선사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경영 실적을 거둔 데 반해 대우조선은 선전했다는 평가다. 4년만에 진행하는 신규 채용 역시 업황 개선을 가시화하는 대목이다. 대우조선은 오는 16일까지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다. 모집 규모는 50명 안팎으로 설계, 생산관리, 재무/회계, 경영지원, 연구개발(R&D), 경영지원 등 전분야에 걸쳐 모집한다. 

 

이 회사는 조선업계 수주 절벽이 도래하기 전인 지난 2010년부터 2015년말까지 총 1800여명을 채용하고, 마지막 공채가 이뤄진 2014년엔 약 200명을 채용했다. 1년 간 200~300명의 채용이 이뤄졌던 예년에 비해 이번 공채 규모는 사실상 미미한 수준에 그치나, 지난 2014년 이후 전무했던 공개채용이 4년만에 부활한 점은 업황 개선에 대한 암시로 풀이하기 충분하다.

 

특히 회사는 이번 신규 채용을 지난 3년간 경영정상화에 대한 긍정적 성과로 풀이하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아직까지 업황이 어둡지만 더 이상 젊은 인력의 수혈을 미룰 수 없어 충분한 검토를 마치고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의 업황 개선을 두고 노사 해석은 엇갈린다. 회사는 아직까지 자구 이행을 위해 자체 긴축에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노조는 수년간 고통을 분담한 일선 근로자에게 수혜가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회사는 10% 기본급 삭감을 추진하는 반면, 노조는 4.1% 인상을 요구해왔다. 

 

지난 13일 대우조선 노사는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만나 상견례를 하는 등, 60일 간 지체된 임단협 교섭을 재개했다. 지난 9월 노조는 새 집행부를 선출, 교체한 까닭에 두달여 기간 교섭에 임하지 못했다. 다만 향후 진행될 임단협에서도 기본급 인상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관측돼 교섭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아울러 노사 임단협은 회사의 연말 인원 감축 계획에 따라 분수령을 맞이할 공산이 크다. 오는 15일 개최되기 로 한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의 기자간담회는 노사 관계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 6월 정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중 회사의 경영 실적과 자구안을 고려한 인력 조정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성명문을 통해 “회사가 조금씩 정상화의 길을 가고 있는 지금 시점에 또 다시 인력 구조조정을 들먹이는 것은 현장조합원과 노조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노조는 기자회견이 열리는 서울로 올라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업황 개선에 따라 올해 인원 감축 수준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제시된다. 대우조선은 앞서 2016년 국내외 자회사 매각, 토크 매각 등을 통해 총 5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세워 이행하고 있는데, 이 자구안엔 오는 2020년까지 20%이상 직영 인력을 감축하는 것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회사는 매년 1000~2000명가량의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감원을 진행해왔다. 이에 지난 2015년 말 기준 기간제 근로자 포함 1만3199명을 기록한 직원수는, 올해 9월 30일 기준 9933명으로 3000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다만 회사가 인력 감축을 강행할 경우 노조 반발은 보다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최근 현장 생산직 중심으로 인력이 부족해 안전사고가 불거지는 등 인력 수급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까닭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력 감원 계획은 아직까지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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