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안정감에 민첩한 출력… 무난한 디자인·가격대는 다소 아쉬워

촬영=윤시지 기자, 편집=김률희 PD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주행 / 사진=토요타코리아 제공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주행 / 사진=토요타코리아 제공

토요타코리아가 올해 마지막 신차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들여와 프리미엄 세단 시장 선점을 노린다. 넉넉한 적재용량과 높은 연비는 물론, 우수한 정속성을 앞세워 독보적인 수요층을 형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6일 토요타가 출시한 준대형세단 아발론은 하이브리드차량(HEV) 모델로만 구성된다. 지난 2013년부터 판매된 아발론 가솔린 모델은 저조한 판매실적을 보이며 사실상 올해 5월부터 단종된 까닭이다. 이에 토요타는 이번에 들여오는 5세대 신현 아발론의 하이브리드 모델만 수입하며, 사실상 아발론 가솔린 모델을 제품군에서 지우게 됐다. HEV에만 집중하는 상품 전략은 HEV 대표 브랜드로서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토요타는 HEV를 앞세워 수입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며 이 같은 자신감을 방증하고 있다. 토요타는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13268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나 성장했다올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프리우스C를 출시하면서, 프리우스, 라브4, 캠리로 이어지는 HEV 제품군을 꾸리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여기에 준대형 세단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들여오며 올 연말 차급별 HEV 라인업을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토요타의 자신감은 신형 아발론에서도 묻어났다. 지난 9일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 잠실롯데월드타워에서 강원도 영월의 에코브릿지까지 왕복 340㎞ 안팎 거리에서 시승했다. 장거리 주행은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는 코스로 구성됐다.  

 

지난 9일 강원도 영월 에코브릿지에 주차된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사진=윤시지 기자

지난 9일 강원도 영월 에코브릿지에 주차된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사진=윤시지 기자

신형 아발론에 적용된 저중심 설계는 외관부터 느껴진다. 전면부에선 과감하게 하부로 뻗어있는 언더그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상부와 하부로 나누어진 그릴 디자인은 중후함을 더하며 프리미엄 세단 이미지를 강조한다. 다만 가볍고 날렵하기보다는 무겁고 보수적인 느낌이 강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낮은 전고와 저중심 설계는 측면에서 더 잘 드러난다. 신형 아발론은 이전 모델이 비해 전장은 15㎜ 길어지고, 전폭은 15㎜ 넓어졌으며, 축거(휠베이스)가 50㎜ 길어졌다. 넓고 낮은 설계를 통해 프리미엄 세단의 중후함을 극대화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아울러 옆선은 팽팽하게 당겨져 속도감을 더한다.

내부 공간 또한 넓어졌다. 회사 측은 신규 TNGA 플랫폼 적용으로 차량 높이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레그룸과 헤드룸은 여유를 두고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이브리드 배터리 위치가 리어시트 하단으로 이동해 이전세대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주행질감은 대체로 부드럽다. 여기에 지체없는 가속반응은 운전하는 재미를 더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 스포츠 주행모드로 전환하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거친 배기음과 함께 단숨에 시속 100㎞ 속도를 주파, 시속 160㎞까진 무리없이 속도를 올렸다.  

신형 아발론은 다이내믹 포스 엔진, 기존 대비 약 20% 효율을 높인 파워컨트롤 유닛 등이 조합돼 218마력(ps), 최대 토크 22.5kg·m의 힘을 뿜어낸다. 저중심 설계가 동반돼 쏜살같이 튀어나간다는 느낌보다는 차분하게 끌어올린다는 느낌이 강하다. 차체의 무게감은 둔하고 답답하기보다 안정감으로 다가왔다. 뛰어난 주행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스포츠 세단’이라기보다 ‘프리미엄 세단’을 강조하는 주행감을 선사했다. 


여기에 우수한 차체 정숙성은 장거리 주행에도 지치지 않는 쾌적함을 더했다. 시속 40㎞ 이하 저속주행 시 모터구동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았을뿐더러, 고속도로 주행 시 들이치는 풍절음과 노면 소음 또한 양호한 수준이었다. 내부 소음의 공백을 채우는 회사 자체 개발 오디오의 성능은 우수했다.

고속도로에선 첨단 주행보조 기능이 운전을 도왔다. 신형 아발론은 차선이탈 경고(LD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PCS), 오토매틱 하이빔(AHB) 등 첨단 안전 사양 역시 고루 갖추고 있다. 안전 사양 역시 갖추며 프리미엄 세단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신형 아발론은 사각지대 감지 모니터(BSM) 및 후측방 경고 시스템(RCTA) 등을 탑재한 것은 물론, 동급 최다 10개의 SRS 에어백을 장착해 안전성을 제고했다는 설명이다. 

 

주행이 끝나고 난 뒤 연비는 19.1km/​내외로 집계됐다. 아발론의 최고 수준 복합연비는 16.6km/로, 동급 모델 대비 양호한 연비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HEV 제품군을 완비한 토요타가 격변하는 수입 세단 시장 판도에 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발론의 경쟁 차종으로 현대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 등 막강한 모델들이 거론되는 까닭이다. 아발론의 가격대는 국내 완성차의 하이브리드 세단과 겨루기엔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512~3993만원대인 반면, 신형 아발론의 가격은 4660만원에서 형성됐다.​ 

 

토요타는 수입차로서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이미지를 업고 새로운 수요층을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회사 측은 조심스럽게 아발론의 연간 판매 목표를 1000대로 잡았다. ​아직 출발은 순조롭다. 신형 아발론은 현재 350대의 사전계약을 확보했다. 여기에 정부의 친환경차 선호 기조가 짙어지는 현상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서 친환경차 시장이 점점 확장하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토요타 팬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