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회’·원내대표 회동 등 공감대 형성…한국당, 반대 분위기 속 입장 선회 가능성

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대표의 모임인 초월회에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앞줄 가운데),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 참석자들이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표류 중인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둔 ‘접점 찾기’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남북국회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에서 비준안 통과 문제에 어느 정도 공감대 형성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김병준(자유한국당)·손학규(바른미래당)·정동영(민주평화당)·이정미(정의당) 등 여야 5당 대표는 1일 국회 사랑재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초월회’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남북국회회담이 주로 논의됐고, 이와 연계된 비준안 통과 문제도 함께 화두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는 “남북국회회담에 여야 5당이 함께 참여하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정기국회가 본격화하는 데 판문점선언을 국회가 비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준안 통과가 이뤄져야만 남북의 진정성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야당 대표들도 비준안 국회 통과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정동영 대표는 “지금 초당적으로 협력할 때라는 공감대는 있었다”고 회동 분위기를 설명했고, 이정미 대표도 “달라진 시대에 국회가 가장 먼저 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번 방북을 함께하지 못한 2당(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대표가 꼭 남북국회회담을 함께해서 북한의 진심을 확인하는 과정을 걸으면서, 그 속에서 비준도 쉽게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야당들의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비준안 처리에 내부 이견이 존재했던 바른미래당도 최근 비준동의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당은 구체적인 ‘핵사찰 검증 로드맵’이 부재한 비준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고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되고 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남북문제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나름대로 어떻게 하든지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들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적극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어떻게 하는 게 과연 평화가 자리 잡게 하느냐에 대해 조금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준안 국회 통과를 쉽게 용인할 수 없다는 한국당의 입장은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도 드러났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돼야만 남북국회회담, 비준안 국회 통과 등 논의에 진척이 있을 수 있다면서 시간을 두고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당의 '비준안 통과 반대' 입장은 이내 곧 수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북한 비핵화 문제를 두고 보수 정당 입장에서는 비준안 통과를 쉽게 동의해줄 수는 없겠지만 국내외적 상황으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달 초 입장 변경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외적으로 봤을 때 남북정상회담 이후 막혔던 북미 대화가 다시 시작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 때 북한 문제에 대해 주도권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적으로는 ‘평화 반대 세력’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뾰족한 대안도 없어 입장을 선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와 1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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