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사형 처할 정도로 보이지 않아"

딸의 동창인 중학생을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이영학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이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김우수 부장판사)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영학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영학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딸(15)에 대해서는 1심의 장기 6년·단기 4년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지만,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며 “원심이 선고한 사형은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딸 친구를 서울 망우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 날 넥타이와 젖은 수건 등으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피해자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승용차에 싣고 강원도 영월군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영학은 조사 과정에서 아내가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하고 그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 자신의 계부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한 혐의, 아내를 알루미늄 살충제 통으로 폭행한 혐의도 드러났다. 아내와 계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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