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국 여객수 45% 증가, LCC 신규 취항‧운영 재개…FSC “예의주시, 증편은 시기상조”

/ 그래픽=이다인 인턴디자이너

중국의 사드 해빙 조짐이 두드러지면서 하반기 항공업계가 중국 하늘길을 다시 연결하고 나설지 관심사다. 다만 저비용항공사(LCC)와 대형항공사(FSC) 간 중국 노선 복귀에 대한 ‘온도차는 여전하다.

 

LCC는 중단거리 노선 중 가장 규모가 큰 중국 시장을 향해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반면 FSC는 미주,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확보에 눈을 돌린 모양새다. 올 하반기 추석 특수,중국 노선 복선화 등을 통해 중국 여객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항공사들의 희비가 엇갈릴지 주목된다. 


24일 한국공항공사 등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을 오고 간 여객수는 37만3040명으로 전년 동기(25만7163명)보다 여객수가 45% 증가했다.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중국 여객수도 219만629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4만579명)보다 7.6% 소폭 늘었다. 중국 정부가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방한 단체관광을 금지하기 전 2016년과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해 비해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점차 한국행 단체관광을 추가 허용한다는 소식에 항공업계 또한 한중간 관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중국 정부는 상하이 지역 내 일부 여행사에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항공사들은 노선 증편엔 최소 2개월 이상 소요되는 까닭에 당장 여객 수요를 흡수하긴 어려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방한 단체관광 허용지역이 베이징, 산둥성, 후베이성, 충칭에 이어 5곳으로 점차 늘어난다는 점은 중국 노선 정상화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중단거리 노선에 주력하는 LCC는 중국 여객 시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적 LCC들은 올 상반기부터 사드 보복으로 중단됐던 중국 노선을 다시 연결하며 나섰다. 

 

지난 22일 제주항공은 인천-하이커우 노선을 신규 취항해 내달 19일부터 ​주2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인천-옌타이 노선 신규 취항에 이어 올해 들어 2번째 중국 노선 신규 취항이다. 특히 이 노선은 제주항공이 지난해 취항을 시도하다가 사드 여파로 무산됐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6월엔 청주-다롄 노선에 주 2회 운항을 재개하면서 현재 청주공항에서 총 7개 중국노선을 운항하게 됐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3월 인천-하이웨이 신규 노선 취항에 이어 인천-원저우, 인천-지난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국내 LCC 업계 관계자는 “사드 해빙 분위기가 짙어졌다고 단정짓긴 어렵다​면서도 ​중국이 중단거리 노선 중에선 규모가 가장 큰 시장이다보니 LCC는 계속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항공자유화 지역인 산둥반도, 하이난 지역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 양대 FSC들은 다소 소극적인 분위기다. 올초부터 미주, 유럽 등 노선에 주력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중장거리 수요 확보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 하계 운항계획에서 중국 노선 운항횟수, 기단 투입 등 계획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는 사드 보복 여파 이전 여객 매출 상당 부분을 중국노선에 의존했었지만, 아직까지 증편 계획은 없다. 


FSC 관계자는 ​사드 해빙 기조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지만, 여객 수요가 많이 늘면 유동적으로 운항횟수를 늘릴 뿐 앞장 서서 증편에 나설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항공 자유화 지역을 제외하고 중국 대부분의 지역이 운수권이 제한된다는 점도 어느 정도 시장 한계점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 연말까지 한국과 중국 간 하늘길이 복선화되면서 양국 간의 사드 해빙 기조는 점차 짙어질 전망이다. 지난 6월 국토부는 한중 교통당국 간 항로개선 워킹그룹회의를 개최하면서 올해 말까지 한중항로를 복선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인천부터 중국을 거쳐 몽골 하늘까지 연결되는 1700km 구간의 항로를 새롭게 만들고 한중 항로를 복선화해 일방통행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한중항로 중 하루 400여편이 운항 중인 정체 노선의 교통혼잡이 대거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토부는 한중항로 복선화가 완료되면 연 14만4000대의 항공 교통이 혜택을 볼 수 있고, 그중 37%가 한국 국적사여서 국내 항공이용객의 편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하반기에 중국 노선으로 바로 눈을 돌릴 거라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하지만 양국 간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감소하는 점은 업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추석 황금연휴의 여객 수요와 중국 시장 회복이 맞물릴 경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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