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륜구동 전자동 전환 시스템‧유연한 서스펜션에 안정적 주행감… 풍절음‧노면 소음 등은 아쉬워

올 뉴 컴패스 주행. / 사진=FCA코리아 제공

10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된 컴패스가 오프로더 본능을 드러냈다. 아담한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외관에도 탄탄한 주행성능과 안정성을 자랑하며 정통 오프로더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는 평가다. 


지난 17일 FCA코리아는 경기도 파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소재 갤러리에서 올 뉴 컴패스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출시된 신형 컴패스는 2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국내선 ‘론지튜드 2.4 가솔린’과 ‘리미티드 2.4 가솔린’ 두 트림이 먼저 출시됐다. 

 

시승 코스는 자유로를 통과하는 온로드와 자연 산길, 그리고 모래밭, 바위길과 도로 패임 등을 재현한 오프로드 구조물 코스 등을 포함한 왕복 약 80km의 거리로, 주행 시간은 총 1시간 30분가량 소요됐다. 한 차량에 시승한 2인이 왕복 거리를 나눠서 주행했다. 

 

이번 출시된 신형 컴패스의 외관은 지프 플래그십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의 겉모습을 계승한 가운데 도시적 감성으로 마무리됐다. 전면부 장착된 지프 특유의 ‘상어 코’ 그릴은 간결하게 다듬어져 세련된 모습으로 변신을 꾀했다. 측면부터 후면까지 이어진 크롬 라인 장식은 도회적 이미지를 더하는 가운데, 바퀴를 감싼 사다리꼴의 휠하우스는 탄탄한 오프로더를 표방했다. 오프로더와 도심형 SUV의 매력이 조화롭게 뒤섞여 작지만 탄탄한 박력과 세련됨이 고루 느껴졌다. 

올 뉴 컴패스는 작은 체구지만 단단한 골격을 감추고 있다. 올 뉴 컴패스는 전고 1650㎜, 전폭 1826㎜, 전장 4400㎜로 소형과 준중형 SUV를 아우르는 컴팩트 SUV 세그먼트 차종이다. 그러나 프레임(강철로 만든 별도의 뼈대에 보디를 올린 차량 구조) 골격과 상부 차체 구조가 일체형으로 제작돼 남다른 견고함을 자랑한다. 또 차체엔 70% 고강도 스틸이 적용돼 무게 효율이 높고 충돌 성능이 극대화됐다.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 주행에도 안전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 뉴 컴패스 리미티드 2.4 가솔린 모델 인테리어. / 사진=FCA코리아 제공

내부 디자인은 투박함과 세련됨이 교차한다. 앞좌석을 덮은 가죽 시트는 꿰매 붙여진 듯한 스티치 장식이 오프로더 감성을 살리는 동시에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은빛 크롬 라인으로 장식돼 금속성이 두드러진다. 사다리꼴 모양의 중앙 스택 베젤은 지프 특유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계승했다.

시동을 걸고 본격적으로 도로에 들어서자 예상보다 더욱 매끄러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올 뉴 컴패스에 탑재된 2.4리터 I4 타이거샤크 멀티에어2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 토크 23.4㎏·m의 힘을 낸다.

달리기를 위한 차종은 아니다보니 온로드에선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도 단번에 속도를 높이진 못했다. 특히 시속 130㎞ 이상 속력을 내자 가속 반응이 이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대신 차를 꾸준히 밀어 올리는 뒷심은 인상적이었다. 단숨에 확 치고 나가는 느낌은 없지만 부드럽게 출력을 뽑아내며 힘을 더하는 까닭에 역동감보단 안정감이 강했다. 탑재된 9단 자동변속기 역시 편안하고 부드러운 변속을 도왔다. 가파른 커브 구간도 매끄럽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다만 오프로드 SUV임을 감안해도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다소 들이치는 점은 아쉬웠다. 고속 주행 시 보조석에 앉은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는 데 큰 무리는 없는 수준이었으나, 음악을 재생하지 않고 한시간 가까이 달리면 귓가에 웅웅거리는 소음에 피로감이 몰려왔다. 


산길에 들어서면서 사륜구동 모드로 전환하자 올 뉴 컴패스는 오프로더의 저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기 시작했다. 전자동으로 사륜모드를 전환하는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시스템은 각각 바퀴에 최대 토크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뒤축 분리 기능으로 사륜구동 성능이 필요하지 않을 때 앞바퀴만 굴리는 2륜 구동 모드로 자유롭게 전환한다. 오토, 눈길, 모래, 진흙의 네 가지 주행모드도 제공돼 악천후에도 대응 가능할 수 있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오르막길을 거침없이 오르는 것은 물론 울퉁불퉁한 노면에서도 주행감은 안정적이었다. 맥퍼슨 스트럿이 탑재된 전륜 독립 서스펜션과 후륜 독립 멀티 링크 서스펜션은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것은 물론 도로 요철에도 끄떡 않는 유연성을 드러냈다. 

 

지난 17일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어반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하는 올 뉴 컴패스 . / 사진=FCA 코리아

가파른 오르막길에선 언덕 밀림 방지(HAS) 기능도 도움됐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도 약 1초 정도는 정지상태를 유지해 뒤로 밀리지 않았다. 이외에도 올 뉴 컴패스엔 레인 브레이크 서포트 시스템(RBS), 어드밴스드 브레이크 시스템(ABS),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 등 기능이 탑재돼 위급한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차량을 능히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만 올 뉴 컴패스의 차선유지보조(LKA)​ 기능은 차선 이탈 감지 시 경고음을 울리는 등 다소 소극적인 편이다. 최근 출시된 신차들이 차선 이탈을 감지할 경우 핸들을 조향해 차선을 맞추는 등 적극적인 반자율주행 기능을 추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뉴 컴패스가 갖춘 기능은 다소 미미한 편이다. 

 

이달 출시된 볼보의 컴팩트 SUV XC40도 차선을 맞추고 차간 거리를 자동 조절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탑재하며 온·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기능 부재는 운전자의 주행 습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지만, 한편으론 운전하는 재미를 추구하는 정통 오프로더 브랜드의 이유있는 고집으로도 풀이된다. 


올 뉴 컴패스가 수입 컴팩트 SUV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동급 경쟁 차종으로는 볼보 XC40, 하반기 출시를 앞둔 BMW X2 등이 지목된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컴팩트 SU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국내 수입 SUV 시장에서 컴팩트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11%정도지만, 향후 2년 안에 20%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 뉴 컴패스의 가격은 론지튜드 모델 3990만원, 리미티드 모델 4340만원이다. FCA코리아는 올 뉴 컴패스 출시를 기념해 각 트림별로 3680만원, 3980만원의 특별 할인 혜택을 200명에 한해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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