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구조조정 기대감 증폭…증권가 “KT‧스카이라이프 호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합산규제 법안이 일몰되면서 이동통신 3사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인수‧합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일몰이 KT와 스카이라이프에 큰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유료방송 합산규제 법안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방송법 제8조 등에 따라 IPTV와 케이블TV, 위성방송 등을 합한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가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 즉 전체의 33.3%를 넘을 수 없도록 한 규제다.

KT와 스카이라이프는 2015년 6월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둘의 시장점유율을 33.3% 이내로 제한하는 합산규제를 받아왔다. 합산규제는 KT가 스카이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시장지배 우려가 커졌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생긴 법안이다.

하지만 규제가 일몰되면서 방송의 전송 방식에 따라 점유율을 별도로 계산할 수 있게 됐다. KT와 스카이라이프가 각각 따로 점유율을 계산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KT그룹의 합산 점유율은 30.6%였다. KT 20.1%와 스카이라이프 10.5%를 합한 수치다. 합산규제가 적용되는 동안은 이 둘의 점유율을 합해서 33.3%의 한도를 넘지 않아야 했다. 하지만 합산규제 일몰로 KT만의 점유율이 33.3%까지 가능해졌고, 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으로 따로 시장점유율 제한이 없어졌다.

증권가는 합산규제 일몰이 KT와 스카이라이프에게 특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종인, 조민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합산규제 일몰로 KT와 스카이라이프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현재 점유율 20.1%인 KT는 별개로 33.3% 규제를 받게 되기 때문에 13.2%p만큼 점유율을 늘릴 수 있게 된다. 현재 10.5%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스카이라이프는 점유율을 높이는데 제한이 없어지기 때문에 KT와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차 유치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KT가 케이블TV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양종인, 조민영 연구원은 “합산규제 일몰은 유료방송 시장 구조조정을 촉진할 것”이라며 “KT도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처럼 인수‧합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IPTV의 케이블TV SO 인수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이런 방송 구조조조정이 이통사는 물론 케이블TV SO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수‧합병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IPTV의 경우 SO 인수로 가입자가 늘면 콘텐츠 구매비용 절감과 홈쇼핑 수수료 인상 등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 그룹 가입자 모집 활동이 다시 탄력을 받아 일몰 후 가입자는 5만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또 “합산규제 일몰로 사업자 간 인수‧합병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현재 스카이라이프의 시가총액은 가입자당 16만원 정도의 가치에 해당하고 대신증권 추정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당 가치는 32만원”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카이라이프는 남북관계 개선 시 주목해야 할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위성을 스카이라이프는 한반도 전체를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에도 접시와 셋톱박스만 설치하면 한국방송을 시청할 수 있어 남북 간 교류 협력에 있어 확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반면 케이블TV협회는 이통사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성명을 내고 “유료방송업계 최대 쟁점이자 유효경쟁구도를 지탱해주던 합산규제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허무하게 일몰돼 유감”이라며 “KT는 상한규제가 없는 위성방송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 100%까지 장악할 수 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인 유료방송 시장에서 초고속망 1위에 위성방송까지 보유한 KT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일몰이후 KT가 바로 케이블TV SO 인수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이통 3사 가운데 누군가가 먼저 인수‧합병에 나서기만 하면 나머지 이통사들도 빠르게 뛰어들 것이다. 그때부터는 속도전이다. 매물은 한정돼있고 가입자는 많이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라며 “늘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되는 CJ헬로의 경우 다음 달 1일 CJ오쇼핑·CJ E&M 합병법인 CJ ENM이 공식 출범하면 헬로의 향방에 대한 논의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케이블TV 딜라이브에 대해서는 “딜라이브는 매각이라는 특수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인수가능한 업체가 늘어날수록 유리하다. 이통 3사의 경쟁으로 매각도 좀 더 좋은 조건으로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