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포용적금융 주문…가계대출 총량규제 완화로 제2금융권 시장도 폭발적 성장 전망

서울 강남의 한 저축은행 창구에서 고객들이 신용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 사진=뉴스1

최근 시중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상품을 속속 출시하면서 경쟁이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제2금융사가 취급하는 중금리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규제 대상에서 제외해 중금리 대출 시장의 규모가 향후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금리 대출 상품은 일반적으로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과 5% 이하의 저금리 대출 사이의 중간 금리 대출 상품을 말한다. 신용등급 4~6등급의 중(中)신용자가 주요 고객이다.

KEB하나은행은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대출상품인 ‘KEB하나 편한 대출’을 최근 출시했다. 이번 상품은 사회초년생, 프리랜서 또는 주부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상품으로, 금융접근성 확대 차원에서 마련됐다.

KEB하나 편한 대출은 모바일전용 중금리 신용대출로 영업점 방문 없이 24시간, 365일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대출한도는 50만원부터 최대 1000만원까지 이며, 대출금리는 최저 4.603%(2018. 5. 30기준)으로 KEB하나은행 1Q bank앱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상품은 포용적 금융지원의 일환으로 금융 취약계층에게 보다 많은 금융혜택을 주기 위해 기획된 상품”이라며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포용적 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및 출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앞서 NH농협은행도 지난 4월 ‘NH e직장인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전용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으로 금리는 연 4.2~11.3%다. 재직기간 1년 이상의 법인기업 재직 직원이라면 누구나 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금융지주 차원에서 신한카드 등과 연계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이 ‘포용적금융’을 강조하며, 중금리대출 확대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오는 2022년까지 중금리 대출 공급 규모를 7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그룹, 인터넷은행 등을 중심으로 중금리 대출 연간 공급 규모를 2017년 3조5000억원에서 2022년 7조원으로 확대해 금융시장의 금리 단층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금융당국은 신용카드사·캐피털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사가 취급하는 중금리 대출을 오는 4분기부터 가계대출 총량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제시한 중금리대출 요건을 충족해야 총량규제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중금리 대출의 최고금리는 연 20% 미만으로 제한되고, 가중평균금리는 종전 18%에서 16.5%로 낮춰졌다. 아울러 4∼10등급인 차주에게 70% 이상 공급돼야 한다.

저축은행업계는 이번 규제 완화로 중금리대출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규제 완화가 시행되는 4분기에 맞춰, 다양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의 이번 조치 역시 중금리 대출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책 기조의 연상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은 안정적인 고신용 상품만 출시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정부 기조에 맞춰 중금리 상품을 확대하려고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제2금융권과의 경쟁은 어느정도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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