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위반 결론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급락, 금감원 일관성 없는 행태 논란도…“상장 과정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무(CFO)가 생각에 잠겨 있다. / 사진=뉴스1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회계위반 결론을 내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는 반박 기자회견을 열면서 분식회계 논란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금감원과 삼성 양측의 논리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향후 행정소송까지 예고되고 있어서다. 

 

이와 별도로 투자자들은 둘 사이의 논리 대결과는 상관 없이 금감원의 일관성 없는 행태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었다면 상장 과정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달 1일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과 관련해 감리와 관련 조치 사전 통지서를 발송했다. 주요 내용은 지난 2015년 결산 실적 반영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종속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한 사안과 관련한 위반 여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하반기 바이오에피스를 종속 자회사가 아니라 관계회사로 회계처리하면서 지분 가치를 재평가했다. 종속회사일 경우 취득원가로 약 3000억원의 가치로 표시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정시장가로 재평가해 4조80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덕분에 4년간 적자를 내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조9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흑자기업이 됐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금감원의 조사 결과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은 외부 전문가와 협의를 통해 진행됐고 회계 기준을 충실히 반영했다는 내용이다. 또 상장과정에서 여러차례 검증된 내용이며 부당이득을 취하지 않았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 측은 금감원이 통보한 대로 징계가 이뤄질 경우 행정소송을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무(CFO)는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국내 회계학과 교수들을 비롯해 자문을 구해본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국제회계기준(IFRS)을 충실히 이행했고 해당 회계처리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얻지 않았다고 말했다.

 

분식회계 논란과는 별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투자자들은 당분간 불안감을 갖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르면 오는 10일 감리위원회에서 징계 여부에 대한 의견 조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에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또 다시 위반 여부와 징계 수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최종적으로 징계를 받는 것으로 결정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까지 진행될 수 있으며 이 경우 거래가 정지된다. 

 

삼성 측 주장이 받아들여진다 해도 투자자들은 일단 손해가 불가피하다. 분식회계 논란 속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이미 급락해서다. 지난 4월 10일 고가 기준으로 최고 60만원까지 거래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금감원 통보 직후인 2일 40만4000원까지 하락했다. 전일 삼성 측이 입장을 내놓으면서 3일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1.61%가량 상승한 41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지만 지난달에 비해서는 10만원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변경에 문제가 있었다면 변경했던 시점, 그리고 상장 과정에서 금감원이 충분히 제재를 가할 수 있었다는 점에 아쉽다는 반응이다. 지난 2016년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회사를 감사한 회계법인에 감리권한을 갖고 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과정에서 금감원이 위탁한 한국공인회계사회 감리를 받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와 관련한 논리 공방보다는 당장 손실 가능성에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금감원의 판단에 가타부타 논할 수는 없겠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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