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카페 주인들, ‘고객 떼쓴다’ 등 비난 글 올려 논란…“홍보 플랫폼으로 SNS 활용 부작용” 지적도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부산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연차를 내고 경기도 유명 디저트 가게를 찾았다. 먼 길을 온 터라 한번에 마카롱 11개를 산 후 가게에서 먹었다. 그러나 김씨는 뒤늦게 가게 SNS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장이 마카롱은 하루에 한 개만 먹어야 한다. 뭣모르고 자리에 앉아서 10개씩 먹는 손님이 있다며 흉을 본 것이다.

 

#. 친구들과 함께 개인 카페를 찾은 이아무개씨는 1만원이 넘는 딸기와플을 구입했다. 긴 시간을 기다려 음식을 받았지만, 정량보다 적은 3조각짜리 와플이 나왔다이씨가 항의하자 카페 주인은 한숨을 쉬며 환불을 해줬다. 뒤늦게 이씨는 가게 SNS에서 요즘 어린애들 한이 많고 다 따지고 싶어한다. 피곤하다. 와플이 옆 테이블과 다르다고 항의한다. 쌈닭인줄이라는 주인의 글을 봤다.

 

최근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홍보 수단으로 삼고 있는 일부 자영업자들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서비스업종의 개인 사업자들이 SNS에 고객의 흉을 본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진상손님’이 아닌 ‘진상주인’을 조심해야 한다는 비난 여론이 나오는 등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앞서 소개된 두 사례는 카페 갑질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특히 마카롱을 판매했던 디저트 가게는 되레 동종업계 사람의 의도적인 폄하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손님 김씨가 자신은 동종업계 사람이 아니라는 증거를 내밀어 비난 여론이 더 불붙으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결국 디저트 가게는 잠정적으로 영업을 중단했다.

 

여론은 이 같은 논란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카페 등 일부 서비스 계통 자영업자들이 배짱 장사를 한다는 비난도 나온다. 불친절한 서비스를 겪었다는 여대생 김나리(23) 씨는 종종 개인가게에서 정량보다 적게 준다거나, 내 돈을 내고도 불쾌한 서비스를 받은 적이 많다그래놓고도 SNS에는 고객 때문에 자영업이 힘들다는 글을 올린다. 이번에 논란된 사건들을 보고 공감했다고 말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이 이런 논란에 휩싸이는 이유는 프랜차이즈 소속 가맹업체들과 달리 개인적으로 SNS를 홍보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SNS를 통해 가게 정보, 메뉴 등을 공유하고 고객들과 소통한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SNS에 하소연을 하게 된다고 업계 종사자들은 설명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소규모 커피숍을 운영하다가 사업을 그만둔 한은영(28) 씨는 개인가게를 운영하다보면 진상 손님들도 많이 만나기도 하고, 경영에 애로사항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SNS를 통해 단골손님을 만들고 소통하는 절차를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이 과정에서 가게 사장들이 판단력을 잃고 도 넘은 행동을 하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인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SNS를 통해 감정해소를 하거나 과시적인 행동을 보이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윤인진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대체로 (SNS 논란의) 피해를 입는 사람은 자영업자였다. 반대로 지금은 고객을 조롱하는 댓글을 올리는 상황이 불거지고 있다. 미국 스타벅스가 (동양인) 고객을 조롱한 사례와 비슷한 맥락이라며 사회문제라고까지 볼 순 없지만 사경영 측면에서 (사안의 중요성을 떠나) 현명한 행동이라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가장 큰 요인은 감정노동자라고 불리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고객으로부터 당했던 여러 가지 모멸감 등을 SNS를 통해 수다 떨 듯 욕구를 풀고자 한 것이라며 또한 SNS는 자기표현의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다. 소위 자신의 가게를 팔로우한 사람들에게 과시하려는 모습으로도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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