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 음원 싹쓸이, JYP 영업익 신기록 경신할 듯…BTS로 판 흔드는 빅히트와 대결 구도

걸그룹 트와이스가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미니앨범 '왓 이즈 러브?'(What is Love?)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언젠가 다가올 사랑을 묻는 트와이스의 신곡 ‘왓 이즈 러브?(What is Love?)’가 엔터테인먼트업계 머니게임의 미래 판도까지 물을까. ‘그럴 리 없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돌아오자마자 차트를 휩쓴 트와이스 효과가 그만큼 크다. 1년 간 200% 넘게 오른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이런 저간의 사정을 오롯이 증명한다.

그러다보니 주목받는 구도가 ‘JYP vs 빅히트’다. 해외서까지 팬덤을 갖춘 아이돌이 회사의 캐시카우(cash cow)가 돼 업계의 판까지 뒤흔드는 게 꼭 닮았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수익성을 키워가는 점도 비슷하다. 빅히트의 상장 가능성까지 솔솔 피어오르면서 대결구도는 더 주목받게 됐다.

10일 오후 1시 기준 멜론·벅스·지니‧네이버뮤직·올레뮤직‧소리바다·엠넷 등 7개 음원 사이트에서 트와이스 ‘왓 이즈 러브?’가 1위를 싹쓸이하고 있다. 뮤직비디오도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채 하루가 안 돼 1000만 뷰를 돌파했다. JYP는 9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트와이스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을 공개했다. 선주문량은 35만장을 넘겼다

덕분에 JYP가 올해 또 한 번 연간 최고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JYP는 1022억원의 매출액과 194억62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매출은 2년 만에 두 배 넘게 뛰었고 영업이익은 5배 가까이 폭증했다. 2015년의 JYP와 2017년의 JYP는 한 가지가 크게 다르다. 트와이스 데뷔(2015년 10월) 여부 말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JYP의 영업이익이 최대 300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출 시장에 미칠 효과도 관심거리다. 트와이스가 2월 일본서의 2집 싱글 ‘캔디팝’을 발매했을 때 초동 판매량은 26만장에 달했다. 장민지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연구원은 “음악과 안무까지 일본 시장서 선호도가 높은 컨셉을 절묘하게 뚫었다”고 평했다. 신곡이 나온 터라 일본서도 수익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일본 초동 40~50만장까지 확대될 것”이라면서 “올해와 내년 일본 콘서트 관객 예상치는 20만명, 30만명”이라고 관측했다.

이렇게 되면 JYP의 연간 콘서트 매출액도 200억원을 넘길 공산이 크다. 지난해 4월 10일 5800원에 거래되던 JYP 주가가 1년이 지나 2만2600원까지 치솟은 점은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시가총액은 7800억원을 넘겨 SM과의 순위 차이가 10계단에 불과하다. 김아영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조사연구팀 연구원은 “JYP가 트와이스와 GOT7 등 다국적 아이돌을 전략적으로 키워왔는데, 이제 실적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JYP발(發) ‘머니게임’은 빅히트의 성장신화와도 여러모로 닮아있다. 강력한 해외 팬덤을 갖춘 BTS를 품은 빅히트는 지난해 325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여 ‘빅3’를 모두 제쳤다. BTS가 연간 앨범판매량 200만장 이상에 공연횟수도 40회 이상을 기록한 덕이다. 일본 시장서 트와이스보다 초동 판매량이 많은 그룹도 BTS가 유일하다. 빅히트를 창업한 방시혁 대표는 JYP의 수석 프로듀서 출신이기도 하다.

두 회사 공히 빅2(SM, YG)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높은 점도 비즈니스 전략 때문이다. 지난해 빅히트 영업이익률은 35%를 넘겼고, JYP도 20%에 육박했다. 새 아이돌을 내놓기 위해 연예기획사는 적지 않은 초기투자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에 더해 SM‧YG는 최근 방송콘텐츠 제작과 화장품 등 공세적인 사업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그러다보면 수익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JYP와 빅히트는 빅2에 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넷마블이 빅히트 주식 44만5882주(지분 25.71%)를 2014억원에 취득하면서 ‘머니게임’의 판이 또 출렁거렸다.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은 JYP와 빅히트의 대결구도는 주식시장서 재차 부각될 수도 있다. 빅히트의 코스닥 상장 가능성 때문이다. 

 

이기훈 연구원은 5일 보고서를 통해 “빅히트가 1년 내에 상장하면 적정 시가총액은 최소 1.2조원에서 최대 1.6조원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