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무부 “미국산 상품에 동등한 세기, 대등한 조치”…총 128개 풀목 15%이상 관세 부과

미·중 고율관세 부과현황 표 /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중국 상무부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 고율관세 부과 발표에 즉각 보복조치에 나설 것을 경고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미국 강경 대응에 또 다시 보복을 예고한 것으로 분석돼 중·미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미국 무역대표부는 3일(현지시간)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수입품 1300개 품목을 발표했다. 이에 가오펑(高峰)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미국 조치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고 조만간 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대해 동등한 세기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약 500억 달러(약 54조원) 상당의 1300개 대상 품목을 발표했다.

USTR이 발표한 목록은 중국의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에 들어있는 분야가 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는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 다이오드, 반도체 등이 관세 리스트에 포함됐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부과 보복 조치로 미국산 돼지고기 등 128개 항목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이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에 대해선 별도 조치가 가능하다는 뜻을 전해왔다.

중국 매체 중앙(CC)TV에 따르면, 가오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의 엄정한 교섭을 무시하고, 아무런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관세부과를 발표했다”며 “이는 전형적인 일방주의이자 무역 보호주의 행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이번 조치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결연히 반대한다”며 “미국이 이번 발표한 명단은 40년간의 중·미 무역협력과 상호 공영의 이익, 양국 업계의 요청과 소비자의 이익을 무시한 것이고, 미국의 국가이익과 중국의 국가이익 더 나아가 세계 경제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가오 대변인은 “미국의 행위는 엄정하게 세계무역기구(WTO) 기본 원칙과 정신을 위반했다”며 “중국은 즉시 미국의 관련 행위에 대해 WTO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제소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는 중화인민공화국 대외무역법 관련 규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대해 동등한 세기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 조치에 대해선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 또한 미국의 관세부과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브리핑을 통해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상무부 대변인이 이미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밝혔다”며 “중국은 미국의 어떠한 무역 보호주의 조치에도 맞설 자신과 능력이 있다”면서 미국이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관세부과 명단을 발표한 데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도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은 미국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관세부과를 건의한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며 “미국산 제품에 대해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추이 대사는 “미국은 이성을 유지하고 멀리 내다보길 바란다”며 “미국은 잘못된 길을 계속 걷지 말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 3일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미국과 대결한 의지와 능력이 있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며,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수호해 나가겠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경제 무역 영역의 갈등을 해결하고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추이 대사는 중국매체 중앙(CC)TV를 통해 “미국이 최종 관세 조치를 발동하면 중국은 동일한 규모, 금액, 강도로 즉각 반격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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