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사당·광화문서 잇단 폐점 결정…“임대료 탓, 폐점은 자연스러운 일”

1988년 서울올림픽이 올리던 해 국내에 첫 상륙한 맥도날드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스세권(스타벅스 인접 지역이라는 뜻으로 역세권에서 유래)’과 함께 ‘맥세권(맥도날드 인접 지역)’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맥도날드는 지난 30년 동안 국내 2030 세대가 특히나 즐겨찾는 대표적인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가 됐다.  

 

그간 맥도날드는 차에 탄 채로 제품을 주문하고 수령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24시간 매장 운영, 배달 주문 서비스인 맥딜리버리 등 서비스를 국내에 최초 도입한 바 있다. 최근에는 키오스크 등으로 무인 주문 시스템도 도입했다.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과 노년층 고용에도 적극적이다. 

 

1988 100여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맥도날드에는 현재 전국적으로 17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학력나이성별장애 등의 차별이 없는 열린채용으로 최근 5년간 주부 크루 3952시니어 크루 763명을 채용했다장애인 직원도 240여명고용률 3.5%을 기록했다. 실제 맥도날드 매장에 가보면 일반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볼 수 없는 노년층 및 장애인 직원들이 일 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사장은 “앞으로 맥도날드는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와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한국 외식 산업 발전을 이끄는 선도 기업으로 역할을 다하고 내실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속 가능 성장을 도모한다는 맥도날드는 서울 도심 내 일부 매장 폐점을 결정하며 주요상권에서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내 폐점 예정인 맥도날드 매장.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맥도날드는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역점 폐점을 시작으로 사당점, 용인단대점, 부산서면점 폐점에 이어 정동점과 서울대입구점, 신촌점, 청량리점 등 주요 상권의 매장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닫은 맥도날드 강남역점은 강남대로를 통과함과 동시에 인근에 CGV와 스타벅스 등이 위치해있고, 강남역에서 신논현역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상권의 중심 역할을 했었다. 다가오는 29일 문을 닫는 서울 정동점 역시 광화문역과 서대문역 사이인 서울 주요 상권에 위치해있다. 

맥도날드 신촌점 역시 인근 대학교 학생들로 붐비는 신촌로터리 중심에 위치해있다. 2호선 신촌역에서 나와 연세대학교 방향으로 걸어가는 초입에 위치해 인근 대학생뿐 아니라 어학원, 편입학원을 다니는 수험생들까지 간단한 한끼나 스터디를 하러 주로 방문하던 공간이다. 

 

이처럼 맥도날드가 주요 상권에서 빠지는 이유는 결국 임대료 인상 등 매장 운영을 지속하는 데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신촌점과 정동점 등 모두 임대료 상승에 따라 수익성을 감안해서 내린 결정”이라면서 “비즈니스 차원에서 지점을 열고 닫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번에는 랜드마크다 보니까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 임대 매장은 지점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인 계약 갱신 기간은 2~3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신규 점포 개점은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없어진 점포 매출을 메우는 목적으로 새 매장을 열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건 아니지만 신규 점포도 계속 열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현재 맥도날드는 국내서 440여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한편 맥도날드 실적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현재 맥도날드는 매출을 밝히고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과거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거래서에 따르면 맥도날드 영업이익은 2013년 117억원에서 2014년 163억원, 2015년에는 20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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