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 상정…“품목별 제외 시기에 촉각”

미국의 철강 관세가 발효되기로 한 시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미국을 상대로 설득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아직 발효 예정일인 23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지만 철강업계는 피해 현실화를 예상하는 중이다. 사진은 수출을 대기중인 철강 제품 / 사진=뉴스1

미국의 철강 관세가 발효되기로 한 시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설득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발효 예정일인 23일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지만 이미 철강업계는 피해 현실화를 예상하는 중이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이번 철강 관세 조치에서 면제되기 위해 미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중이다. 미국은 오는 23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를 제외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한다. 

 

이번 조치는 당초 알려진 방안인 12개 국가에 53% 관세 부과에 비해 관세율이 다소 낮아졌지만 미국 시장에서 치명적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6일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파견해 사흘간 관세 제외를 요청했다. 이어 지난 15일부터는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을 수석대표로 현지 인사들의 설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의 노력에도 철강 업계에서는 일단 미국의 변화가 없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놓고 대응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확답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주말로 예정대로 관세 발효일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어서다. 

 

이번 관세안이 발효되면 철강업계에 알려진 대로 세아제강과 넥스틸, 휴스틸 등은 미국 시장에서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이들 업체들은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 등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 국가와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환경에서 싸워야 한다. 

 

미국 시장에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 알려진 대형 업체들 역시 타격이 없지는 않을 전망이다. 포스코의 경우 이번 조치 이전에도 미국으로부터 반덤핑 상계관세 등의 영향으로 이미 수출이 어려워진 상태다. 그러나 이마저도 연간 30만톤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 그룹 미국 현지 생산법인에 공급할 물량의 품목별 제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품목별 제외는 미국 현지 업체가 이번 조치로 관세가 추가될 경우 손실이 불가피할 경우, 정부를 상대로 제외를 요구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미국내 현지 생산법인에 해당하는 수출 물량은 면제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품목별 제외의 경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하기 어렵고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도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면제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하지만 언제가 될지 모르는 상황은 우리 업체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동국제강은 관세 발효일에 맞춰 제품가격에 반영하기로 결정해놓은 상태다. 한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 면제국에 포함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손해를 보고 판매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지난 1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관세가 확정될 때까지 수출 선적을 잠정 보류 중이라는 언급도 나왔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관세가 확정될 때까지 미국 수출 선적을 잠정 보류하고 있으며 향후에 현지 고객들과 협의한 뒤 대응하겠다”며 “차별화된 제품으로 유럽연합(EU) 등 수출 국가를 다원화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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