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박스오피스 ‘블랙팬서’에 밀려 참패, 1월에는 ‘황금기’…3월엔 기대작 넘쳐 분위기 고조

영화 블랙팬서의 한 장면.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간이 화살 같다. 벌써 무술년도 두 달이 저물었다. 한국영화계는 이 짧은 기간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대작들이 극장가를 휩쓴 1월과 달리 2월에는 마블에 확연히 밀린 탓이다. 충무로는 마블의 올해 최대 기대작이 등장하는 4월에 앞서 3월부터 신발끈을 조이고 있다.

최근 2주 간 극장가를 휩쓴 영화는 할리우드 마블 스튜디오의 ‘블랙팬서’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블랙팬서는 2월 14일 개봉 후 2주 간 한 차례도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누적 관객과 매출액은 각각 470만명, 400억원을 넘어섰다. 영화의 수입‧배급을 맡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에 따르면 이 영화는 열흘 만에 전세계에서 약 7억달러(한화 약 7549억 원) 이상의 돈을 벌어들였다.

한국영화는 힘을 쓰지 못했다. ‘블랙팬서’보다 한 주 앞서 개봉한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은 설 연휴라는 호재에도 240만을 소폭 웃도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손익분기점(BEP) 돌파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조선명탐정’ 시리즈가 손익분기점 돌파에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봉 중 출연배우 오달수가 스캔들에 휘말리는 악재도 돌출했다. 배우 강동원의 출연으로 화제가 됐던 ‘골든슬럼버’도 관객 140만 안팎을 모으는 데 손익분기점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한국영화는 두 달 간 천당과 지옥을 오간 모양새를 연출하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체흥행작 상위 5편 중 3편이 한국영화였다. 특히 1위 ‘신과함께-죄와 벌’과 ‘1987’은 1월에만 도합 1067만 관객을 동원했다. ‘그것만이 내세상’도 1월 17일에 개봉해 2주 간 229만 관객을 모아 선전했다.

덕분에 1월 한국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은 61.6%에 달해 33.5%에 그친 미국영화를 압도했다. 또 관객수는 1406만명으로 2017년 1월보다 10.9%가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영화 관객수는 16%나 줄어든 888만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자연스레 3월의 성적표가 주목받게 됐다. 때마침 3월 극장가에는 그간 충무로에서 기대를 모은 작품들이 연이어 쏟아진다.

CJ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궁합’은 2월 28일 개봉했다. 배우 이승기의 복귀작인 터라 흥행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CJ엔터테인먼트는 3월 28일에 ‘7년의 밤’도 선보인다. 배우 류승룡과 장동건이 주연으로 나선다. 특히 이 영화는 같은 제목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인 터라 수년 전부터 기대감을 모았던 작품이다.

또 다른 ‘원작 기반 영화’들도 눈길을 끈다. 메가박스 플러스엠은 ‘궁합’ 개봉일과 같은 날에 ‘리틀포레스트’를 내놓는다. 일본의 동명 만화가 원작인 이 작품은 김태리와 류준열의 출연으로도 화제를 모은다. 리틀빅픽쳐스가 3월 14일에 내놓는 ‘치즈인더트랩은 회당 평균 조회수 100만 건을 기록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3월에 기대작들이 쏟아지는 현상은 마블의 올해 최대기대작 ‘어벤져스: 인피니티워’가 4월 개봉을 택한 점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영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4월은 마블의 무대라는 인식이 있다. 특히 ‘블랙팬서’가 분위기를 달궈놓았기 때문에 이와 연결고리를 가진 ‘인피니티워’가 기대치만큼 흥행열기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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