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물가상승률·원화 강세 등 감안한 듯…전문가 "2~3분기중 인상 가능성, 올해 최대 2회 예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로 동결했다. 낮은 물가상승률, 원화 강세 현상 지속, 가계부채 누증 등이 기준 금리를 움직이기에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다음 추가 금리 인상은 언제인지에 대해 관심이 옮겨지게 됐다. 견조한 경기회복세,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은 기준 금리 인상 압력 요인으로 분석된다. 제자리인 소비와 물가 지표 등은 추가 인상을 늦추는 요소로 평가된다. 지난해 11월 기준 금리를 인상한 한국은행은 추가 조정 여부에 대해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상황이다. 


◇ 새해 첫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방향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18일 오전 9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행 연 1.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첫 동결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번 결정에는 낮은 물가 상승률이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 인상 요건에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1.8%로 예상했다. 


원화 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고려 대상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만 하더라도 1120~1130원선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이달 17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69.3원으로 3개월새 4%가 넘게 내렸다. 지난 8일과 15일에는 장중 1050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원화 가치 상승 장기화는 공산품 등 해외 기업과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일부 제조사와 환율 변동에 대응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원화 강세는 수입 물가를 낮춰 물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달 4일 “(원화 강세 현상에)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했다.


가계부채 문제도 한국은행에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지난해 12월들어 가계부채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여전히 규모가 1400조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인 코픽스가 지난해 10월 연 1.52%에서 이달 1.79%로 상승했다. 여기에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중 금리 상승 압력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언제?…"빨라야 2분기, 횟수는 최대 2회도 가능"


한국은행이 이날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언제 이뤄질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수출과 설비 투자 등 경기 상황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소비, 물가 등 올라와야 할 지표들이 여전히 제자리인 상황인 부분은 기준금리 인상을 뒤로 미루는 요소로 평가된다.


우선 한국은행은 경제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주열 총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성장과 물가의 흐름, 그리고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준 금리를 섣불리 올리기보다 경제 여건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발언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올해 2~3분기, 횟수는 최대 2회로 보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강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 본다. 하지만 올해 물가상승률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아 횟수는 올해 1번 정도로 예상된다”며 “기준 금리 인상 시기는 이주열 총재 임기 종료와 금통위원 교체 일정을 감안하면 하반기 앞쪽에 금리 인상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횟수는 1~2회로 전망한다. 올해 한국은행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발표가 되는데 성장률 상향 폭이 크면 추가 금리 인상 횟수는 2회가 될 것으로 보고 그렇지 않으면 1회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 인상 시기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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