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여객 증가 힘입어 공격적 기단 확장…에어로K‧플라이양양 면허 반려, 밥그릇 싸움 치열해질 듯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 한 해 항공운송업계는 저비용항공사(LCC) 천하였다.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며 외형을 불리면서도 내실을 탄탄히 다졌다.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고유가 악재도 LCC 성장을 막지 못했다. 중국 하늘길이 막히자 일본과 동남아 등 새로운 노선을 적극 개발해 신수요를 창출했다.

 

LCC의 성장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 여행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덕을 볼 것으로 보인다. 이에 LCC 업체들은 기단 확대를 통해 공격적인 경영을 예고하고 나섰다. 특히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중·단거리 노선뿐 아니라, 장거리 노선에도 눈독을 들이며 대형항공사(FSC)와의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이끄는 LCC 성장

 

제주항공은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7347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이 31.9%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증가폭은 더 컸다. 올해 3분기까지 838억원의 영업이익과 6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54.%, 43.2% 늘었다.

 

진에어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진에어의 올해 9월까지 매출액은 6564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나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78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30%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4분기 실적 역시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확한 수치가 나오진 않았지만 4분기 역시 3분기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국제 여객이 꾸준히 증가했음은 물론, 10월 추석 황금연휴가 껴 있어서 호재는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0월 항공사별 국제선 여객 실적을 보면 총 1749813명의 국제여객이 LCC를 이용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3% 증가한 수치다. 제주항공이 502576명의 여객을 실어 날라 LCC 중 가장 실적이 높았다. 진에어가 399859명으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티웨이항공 296105, 에어부산 27768, 이스타항공 194959, 에어서울 85546명 순이었다.

 

이에 LCC 업체들은 공격적으로 기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증가하는 국제 여객 수요를 충분히 끌어 안는다는 복안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5대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31대 기단 규모를 완성했다. LCC 업체 중 30대 이상 항공기를 보유한 업체는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진에어는 내년 4대를 새로 들여와 29대까지 항공기를 늘릴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3대를 투입해 26, 티웨이항공은 6대를 늘려 25, 이스타항공은 4대를 더해 23대까지 늘린다. 에어서울 역시 내년 항공기 1대를 더 투입하면 7대로 늘어난다.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 LCC 시장 진입 실패밥그릇 싸움 치열해질 듯

 

말 많고 탈 많던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의 LCC 시장 진입이 무산됐다. 국토부는 지난 22일 고심 끝에 두 업체가 신청한 항공운송면허 신청을 반려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 반려다.

 

국토부는 “LCC의 취항 가능지가 한정돼 있어 노선 편중이 심화되고, 이에 따른 과당경쟁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공항시설이나 조종사 등 인프라가 부족한 관계로 적정 항공사 수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반려와 동시에 항공운송면허 신청 기준 요건을 강화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면허 발급을 위해서는 자본금 150억원, 항공기 3, 재무능력, 이용자 편의 등을 충족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중 초기 자본금을 300억원, 항공기를 5대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이 LCC 시장 진입 재도전에 나설지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바 없다. 그러나 기준 요건이 높아진 만큼 재도전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기존 6LCC 업체들의 밥그릇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의 면허 반려 결정 배경엔 기존 업체들의 심한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앞으로 2~3년간은 무리 없이 LCC 시장 확장이 예상되는 만큼, 기존 LCC 6개 업체들의 시장 선점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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