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전문가들, ICBM 발사 반응…“미대륙 강타할 핵미사일 먼 미래 아냐”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29일 새벽 동해안에서 실시된 ‘지·해·공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에서 현무-2 지대지 탄도미사일이 동해상 표적지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 사진=뉴스1

북한이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힌 가운데, 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력 강화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북한이 75일만의 침묵을 깨고 미사일 도발을 한 것에 대해 정치적 보복 성격보다는 실제 자체 핵무력 개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이날 북한 당국은 정부 성명을 통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15형 발사를 직접 지도한 뒤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화성-15형의 존재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찬 휘튼 전 국방부 수석고문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정치 보복 성격은 낮다”며 “북한이 지속적으로 개발해 온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 프로그램 일환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과 한국의 평창 동계 올림픽 개최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사일 연료공급 방식 변화…선제대응 가능성 낮아져”


북한의 화성-15를 놓고 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일각에서는 미국을 강타할 수 있는 핵 미사일 개발도 머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토마스 카라코 전략및국제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미사일 도발로) 북한이 핵미사일 거리와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계속해 노력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북한의 핵무력은 더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미사일 맨 윗부분에 실제 핵무기를 장착해 태평양상으로 발사하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탄두가 대기권에서 타지 않고 날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과거와 달리 미사일 발사대에서 수평으로 연료 공급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북한은 수평 연료 공급이 불가능해 연료 공급 후 미사일을 발사대에 올리기까지 수일이 걸리곤 했다. 


로저 배이커 지정학적 위험 분석 회사 스트랫포 전략분석 부국장은 “(수평 연료공급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북한 미사일이 상공에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단축됐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미국이 선제대응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과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아직 정밀 분석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을 속단해 과대평가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대 평가 안돼” 반응 속 다탄두 가능성 의견도 


데이비드 라이트 참여과학자모임 선임연구원은 “미사일 사거리가 늘어났다고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이 열핵탄두까지 탑재수 있게 됐다고 판단할 순 없다”며 “북한이 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무게가 거의 나가지 않는 실험용 탑재물을 장착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29일 북한이 쏘아올린 미사일이 다탄두일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날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언론을 통해 “다탄두 가능성도 있다”며 “발사 시점에선 한 발만 관측됐다. 하지만 떨어질 땐 몇 개로 나뉘어졌다. (다탄두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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