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에서 흙탕물 솟아올라, 현지 땅 시추해 조사…1~2개월 뒤 결과 나올 듯

지난 1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여진 발생 관측 등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기상청이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포항에서 ‘지반 액상화’ 현상에 대한 첫 실태 조사에 착수한다.

18일 기상청 지진화산센터 관계자는 “지반 액상화 현상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포항 현지 땅을 직접 시추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반 액상화란 모래나 점토층이 강한 지진동에 의해 지하수와 합쳐지면서 흙탕물이 돼 솟구치는 현상이다. 액상화 현상은 지진 진동과 함께 건물 붕괴나 기울어짐의 주요 원인이 된다.

이번 포항 지진의 진앙으로 분석된 포항시 흥해읍 용천리 논밭에서도 곳곳에서 물이 차올랐다. 논 곳곳에 나타난 액상화 현상은 지금까지 우리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이번 사례가 과학적으로 액상화 현상으로 볼 수 있는지 정확히 판단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인 퇴적층은 굵기가 다른 돌이나 흙이 무질서하게 쌓여 있지만, 지진에 따른 액상화가 일어난 경우 무거운 돌이나 흙부터 아래로 쌓이게 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액상화가 맞는다면 국내 최초의 사례가 되겠지만, 이번 현상이 액상화가 맞는지를 두고 아직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며 “기상청에서도 이를 액상화로 판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 “현재 물이 차오른 현상이 나타난 곳, 그리고 이런 현상이 없는 곳까지 시추해서 과거 자료와 비교를 해보면 액상화를 판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상청의 지반 액상화 실태조사 결과는 1~2개월 뒤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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